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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살아나면서 경상수지가 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나갔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 300억 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3년 1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40억6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68억 달러)보다 흑자 폭은 다소 축소됐다.
하지만 지난해 5월(19억3000만 달러), 6월(58억7000만 달러), 7월(37억4000만 달러), 8월(49억8000만 달러), 9월(54억2000만 달러), 10월(68억 달러)에 이어 7개월째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가 7개월 연속 흑자를 보인 것은 2022년 1~7월 이후 처음이다.
1~11월 누적 경상수지는 274억3000만 달러 흑자로, 2022년 같은 기간(271억5000만 달러)보다 약 3억 달러 많다. 한은의 2023년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전망치(300억 달러)에는 약 30억 달러 모자라는데 12월 30억 달러 이상의 흑자가 무난할 것으로 보여 연간 전망치 달성은 가능하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11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나눠보면, 상품수지(70억1000만 달러)가 4월 이후 8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10월(53억5000만 달러)과 비교해 흑자 폭도 더 커졌다. 특히 9월까지는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든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수출이 늘고 수입이 줄면서 이러한 우려를 완전히 털어내는 모습이다.
수출(564억5000만 달러)은 전년 동월 대비 7.0% 늘면서 2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졌다. 통관 기준으로 승용차(22.9% )가 호조를 지속한 가운데 반도체(10.8%)가 16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수입은 494억5000만 달러로 1년 전 같은 월 대비 8.0% 감소해 9개월 연속 하락했다. 10월(-4.3%)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통관 기준으로 원자재(-13.2%) 감소세가 이어진 가운데 자본재(-11.7%)와 소비재(-6.2%)의 감소 폭이 확대됐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승용차와 반도체 수출 호조에 대중국 수출 부진 완화가 반영됐다"면서 "기계류는 미국 건설 경기 호조와 반도체 및 2차전지 공장 설비 투자가 늘어난 데 기인하고, TV와 냉장고 수출도 좋았다"고 말했다.
서비스수지는 21억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0월(-12억5000만 달러)이나 2022년 11월(-7억4000만 달러)과 비교해 적자 폭이 커졌다. 여행수지와 가공서비스가 각각 12억8000만 달러, 5억6000만 달러 적자를 보인 탓이다.
본원소득수지는 1억5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분기배당 지급이 크게 늘어 배당소득 수지가 18억7000만 달러 흑자에서 8억1000만 달러 적자로 전환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이 부장은 "통상 동남아 관광객은 단풍 관광으로 10월 늘었다가, 11월 줄어들고 눈 관광으로 12월~1월은 늘어나는 패턴이 반영된다"면서 "본원소득수지는 엔터와 금융, 유통사들의 외국 배당이 늘었지만, 일시적인 요인이 사라지면서 12월은 다시 플러스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의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전망치는 490억 달러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