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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보험사 위기 '비대면 보험' 한계… "규제완화가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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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보험사 위기 '비대면 보험' 한계… "규제완화가 돌파구"

디지털보험사 5곳, 지난해 모두 적자…정책적 지원 필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최근 맞춤형 운전자보험을 출시했다. 사진=카카오페이손해보험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최근 맞춤형 운전자보험을 출시했다. 사진=카카오페이손해보험 제공.


기존 보험사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도 막상 디지털 보험사들은 출범 이래 수년간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보험이 설계사 중심의 대면영업이 핵심인데 디지털 보험사들은 비대면 채널 중심 영업의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다. 또 수익성이 낮은 단기(소액) 미니보험이 주를 이루면서 흑자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에 적용되는 규제를 디지털 보험사에 차등적용하는 등 돌파구를 찾을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 보험사들이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서도 적자를 면치못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디지털 보험사 5곳(교보라이프플래닛, 캐롯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신한EZ손해보험,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별로는 하나손보가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879억원을 기록해 적자폭이 가장 컸다. 이어서 △캐롯손보 760억원 △카카오손보 373억원 △교보라이프플래닛 214억원 △신한EZ손보 7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보험사의 부진 이유로 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영업을 해야 하는 한계성과 수익성이 낮은 단기(소액) 미니보험 위주의 상품구성을 꼽고 있다.

지난해 보험사들의 순이익은 13조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4조 급증하는 등 보험업계는 호황을 보였다. 디지털 보험사들의 계약 수도 가파르게 증가하며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하지만 막상 디지털 보험사들의 실적은 개선되지 않아 디지털 보험사들의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는 상태다.
디지털 보험사는 법률상 거둬들이는 수입보험료 90% 이상을 전화, 우편, 온라인 등을 통해 판매하는 보험사로, 대면 영업이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보험상품, 특히 수익성이 좋고 손해율 관리가 용이한 장기보험 상품은 구성 복잡하고 가입자의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 있어 전통적으로 대면 영업이 강세를 보였다. 실제로 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생명보험(99.1%), 손해보험(92.9%) 등 보험 상품은 오프라인을 통한 가입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비대면 영업이 제한된 디지털 보험사들은 가격이 저렴하고 가입기간도 짧은 ‘미니보험’ 위주의 영업을 진행해 왔다. 대표적으로 캐롯 손해보험의 ‘퍼마일 자동차보험’이 있다. 이 미니보험은 주행거리와 연동한 후불형 자동차 보험으로, 누적 가입자가 170만명을 돌파했다. 하나손보도 최근 스마트폰으로 필요할 때마다 간편하게 가입하는 1일 단위의 자동차보험 및 레저보험을 출시했다.

그러나 미니보험은 보험료가 저렴해 수익성이 낮고 최근에는 대형 보험사들도 성공한 미니보험과 비슷한 구조의 미니보험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등 출혈경쟁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디지털 보험사들도 자체적인 상품 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하나손보는 장기손해보험 판매 비율을 2020년 3%에서 2023년 9월 6%까지 올렸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최근 첫 장기보험 상품으로 운전자보험을 출시했다. 신한EZ손보도 지난해 처음으로 장기 운전자보험을 출시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명확하게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보험사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즉, 디지털 보험사들의 정착을 위해서는 현재 보험업계에 적용되는 규제를 디지털 보험사에 한해 차등적용하는 등 정착을 돕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보험연구원은 '국내 디지털 손해보험회사 동향' 보고서를 통해 “보험산업의 다양한 사업모형을 위해 실질적인 운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규제 완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