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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적①] 생보사, 투자 부진에 ‘반토막’…손보사, 장기보험 힘입어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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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적①] 생보사, 투자 부진에 ‘반토막’…손보사, 장기보험 힘입어 ‘개선’

신한라이프 빼고 줄줄이 순이익 악화…보유자산 평가손익 부진 영향
한화손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손해율 개선·보장성 보험 성장
회계기준 변경 이슈, 생보사 타격 더 커…일회성 비용 부담 대거 반영

올해 1분기 생보사 실적은 부진했던 반면, 장기 보장성 보험 성장에 힘입어 손보사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1분기 생보사 실적은 부진했던 반면, 장기 보장성 보험 성장에 힘입어 손보사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바뀐 회계제도의 일회성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생명보험사들 실적이 크게 휘청거렸다. ‘단기납 종신보험’과 ‘제3보험’ 중심으로 보험 판매가 호조를 보였지만, 실적 개선은 역부족이었다.

반면 손해보험사 실적은 생보사 대비 상대적으로 괜찮았다. 주력 상품인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했지만, 일반손해보험에서 큰 사건이 없었던 만큼 양호한 성적표를 내놨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는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1분기 실적이 휘청했고, 손보사들은 장기 보장성보험 신계약 증가로 양호했다.

보험사별로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면 농협생명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1% 크게 줄어든 78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391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7.5% 감소했다. 보장성 신계약 확대 등의 영향으로 계약서비스마진(CSM) 증가와 함께 보험손익은 증가했으나, 금리 상승에 따른 보유자산 평가손익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합병 2년차를 맞이한 KB라이프생명의 실적도 부진했다. KB라이프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034억원으로 전년 동기(1241억원) 대비 16.7% 감소했다. 보장성보험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투자영업손익이 전년보다 47.1% 급감했다.

신한라이프생명의 경우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생보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됐다. 신한라이프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5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2% 늘었다. 순이익 수준만 보면 업계 3위 교보생명과도 100억원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신계약 성장에 따른 계약서비스마진(CSM) 상각 증가 등으로 보험손익이 증가했으나 유가증권 매매익 및 평가손익 축소 영향으로 투자손익은 감소했다.

손해보험업권의 경우 생보업권보다는 사정이 낫다. 올해 1분기 중 특별히 손익에 영향을 미칠 만한 별다른 이슈가 없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한화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249억원을 기록해 오히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장기 보장성보험 신계약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한화손보 장기 보장성보험 월납 신계약 실적은 전년 대비 48.4% 증가한 181억원이었다. CSM도 전년 대비 49% 증가한 1986억원을 기록했다.

KB손해보험도 시장 예상을 웃도는 성과를 냈다. KB손보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92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1% 늘었다. 장기보험과 일반보험을 중심으로 손해율이 큰 폭으로 개선됐고 CSM 증가로 인한 보험영업손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원수보험료(IFRS4)는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3조4229억원을 달성했고 CSM은 약 8조90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반면 NH농협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5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2% 줄었다. 채권투자 수익이 감소해 전년 동기보다 당기순이익의 악화를 견인했다. 손보사 대비 생보사 실적이 좋지 않은 건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기준 변경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영향도 있다. IBNR은 보험사고가 발생해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생겼으나 아직 계약자가 청구하지 않은 금액이다.

금융당국은 작년 말에 미래 추가보험금 지급에 대한 추정치인 손해진전계수(LDF) 산출을 위한 보험사고일자를 개별 보험약관상 보험금 지급의무 발생일을 원칙으로 하고, 동일 보험사고로 발생하는 후속 보험금에 대해서도 최초 사고일자(원인사고일)로 귀속해 LDF를 산출하도록 규정했다. 보험사들은 이를 추산해 지급보험금을 회계상 ‘부채’인 책임준비금에 쌓는데, 생보사들의 비용 부담이 더 컸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손보사의 장기보험 손익은 전반적으로 개선세가 예상되나 자동차보험 및 투자손익 측면의 평가처분손익 관련 부진 영향으로 일부 상쇄할 것”이라면서 “생보사의 경우 IBNR 관련 제도 변경으로 인한 발생사고요소 조정 측면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보험손익이 다소 부진하고, 투자손익도 전년 동기 평가처분손익 측면의 기저효과 영향으로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