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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 기간 기준금리 묶어둔 한은…인하 시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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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 기간 기준금리 묶어둔 한은…인하 시점 주목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동결하면서 역대 최장 기간 동결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은 금통위는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2022년 4월과 5월, 7월(빅스텝), 8월, 10월(빅스텝), 11월에 이어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7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둔화, 부동산 시장 위축 등 부작용이 커지자 지난해 2월 1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이후 같은 해 3월·5월·7월·8월·10월·11월, 올해 1월·2월·4월·5월 이달까지 12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사실상 지난해 초 한 차례 기준금리를 올린 이후 1년 6개월 가까이 묶어둔 셈이다. 금통위가 장기간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면서 역대 최장 기간 동결 기록도 깨졌다. 종전 최장 동결기록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1년 5개월 21일이다.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고 물가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한은이 또 다시 금리를 동결한 것은 가계부채, 미국과의 금리차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4월부터 지난달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2%대에 머물면서 물가가 안정을 찾고 있어 기준금리를 내릴 여건은 조성됐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다만 가계부채, 환율 등 다른 변수들도 금리 인하에 우호적이지 않다.

특히 섣부른 금리 인하는 가계부채를 더 자극할 수도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15조5000억원으로 한 달 전 보다 6조원 늘었다. 석 달 째 증가세가 이어진 데다 잔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하를 시작하지 않은 점도 한은에게는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연 3.50%)과 미국(연 5.25~5.50%)의 정책금리가 상단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인 2%포인트(p)까지 벌어져 있는 것을 감안할 때 한은이 연준보다 금리를 내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의 금리차가 더 벌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이 더 치솟을 수 있어서다.

금통위는 통화정책 의결문을 통해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의 지속 여부를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고 외환시장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