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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그린벨트 풀어 대대적 공급…집값 잡고 금리인하 물꼬 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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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그린벨트 풀어 대대적 공급…집값 잡고 금리인하 물꼬 틀까

정부, 12년 만에 서울 그린벨트 해제 초강수… 금리인하 우호적 환경 조성
한은 "섣부른 금리인하로 부동산 시장 자극하지 않겠다" 신중론 유지
전문가들 "실제 입주에 수년 걸려…단기적으로 효과 있을지 의문"

정부가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서울과 수도권의 그린벨트를 활용해 올해 5만가구, 내년 3만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 9일 서울 그린벨트 지역 중 하나인 서초구 내곡동 개발제한구역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정부가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서울과 수도권의 그린벨트를 활용해 올해 5만가구, 내년 3만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 9일 서울 그린벨트 지역 중 하나인 서초구 내곡동 개발제한구역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해 12년 만에 서울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까지 해제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선 한은이 선제적 금리인하의 최대 걸림돌인 수도권 중심의 집값 상승이 해소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부의 이번 공급 대책이 당장 집값 상승세를 꺾을지는 아직 미지수여서 한은은 대책 발표 이후 시장의 반응을 확인한 뒤 금리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1월 구체적인 그린벨트 해제지역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8일 수도권 신규택지 공급 물량을 올해 5만호, 내년 3만호 등 총 8만호 규모로 확대하고 이를 위해 서울과 서울 인근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한다 데 따른 후속조치다.

대규모 주택 공급을 위해 서울 그린벨트를 전면 해제하는 것은 이명박(MB) 정부 때인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정부가 환경 파괴 논란에도 불구하고그린벨트 해제라는 초강수를 둔것은 서울 아파트값이 20주째 오르는 등 수도권 중심으로 가파른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연내 미국과 한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집값 반등론'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집을 사려는 수요가 확대되면서 집값이 뛰고 고금리에도 가계부채가 폭증하면서 오히려 한은의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줘 물가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섣부른 금리 인하에 경계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 정부의 공급 정책으로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면 한은의 부담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연속 2%대에 머무는 등 물가 지표만 봤을 때 금리 인하를 더 미룰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금리 인하 압박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6일 "정부의 부동산 공급 대책 발표가 금리 인하에 대한 좋은 여건을 조성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을 통해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 한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는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부동산 시장 특성상 공급 대책 발표 후 입주까지 수년이 걸린다는 점에서 시장이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결국 실물시장이 반응하지 않는다면 한은의 통화정책에 아무런 영향을 못미칠 것이란 것이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그린벨트가 풀리더라도 보상 절차가 끝나고 나서 지구 지정하고 택지를 공급하는 과정이 적어도 3년에서 5년 또는 더 길게는 7, 8년도 걸린다"면서 "주택시장은 공급 계획을 발표하고 실제 공급이 이뤄지는 시차가 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시장이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