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고금리 각광받던 ‘저축보험’, 1년 만에 신계약 ‘반토막’

글로벌이코노믹

금융

공유
0

고금리 각광받던 ‘저축보험’, 1년 만에 신계약 ‘반토막’

금리 안정세 접어들며 공시이율 ‘하향 조정’
수익률 ‘2% 중반’ 기록…예·적금보다도 낮아
같은 기간 환급률 높은 단기납종신 ‘폭풍성장’

한때 고금리로 각광받았던 저축보험이 올해 들어 신계약 규모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이미지 확대보기
한때 고금리로 각광받았던 저축보험이 올해 들어 신계약 규모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때 고금리로 각광 받았던 저축보험 신계약 규모가 1년 사이 반토막 났다. 시중금리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금리 경쟁력이 약화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보험회사들이 새회계기준인 IFRS17에 대응해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한 것도 저축보험 감소 요인으로 지목된다. 반면 재테크를 노린 소비자들이 환급률이 좋은 단기납종신보험에 몰려 신계약이 꾸준히 늘고 있다.

15일 보험개발원 통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5월 말까지 생명보험회사에서 발생한 저축보험 신계약 건수는 19만3507건으로, 전년동기(36만8149건) 대비 47.43%(17만4642건) 급감했다. 이 기간 수입보험료도 783억 원에서 284억 원으로 무려 63%(499억 원) 크게 줄었다. 시장에서 저축보험이 외면받는 배경은 우선 금리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란 게 업계 설명이다. 작년 하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보험사들은 금리 인상에 대응해 저축보험에 대한 공시이율을 상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공시이율은 예금금리처럼 고객에게 지급되는 이자인데, 시중금리와 연동해 적용한다. 보험회사들은 국고채 등 외부지표 금리와 운용자산이익률 등을 반영해 자율적으로 산출한다. 공시이율이 높을수록 가입자들이 받는 환급금액도 높아진다. 그런데 올해 들어 고금리 기조가 한풀 꺾이면서 저축보험 공시이율도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현재 생명보험협회에 공시된 주요 생보사의 ‘일반저축성보험’(비변액) 공시이율을 보면 삼성생명 2.55%, NH농협생명 2.57%, ABL생명 2.6%, 흥국생명 2.55%, KDB생명 2.15%, 푸본현대생명 2.50%, BNP파리바카디프생명 4.34% 등 대부분이 2%대 중반을 기록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12개월 만기 예금상품 평균 금리(전월 취급 평균)는 3.47%보다도 1%포인트(p) 이상 낮다. 저축은행의 12개월 평균 예금금리 역시 3.65%로 보험사의 저축보험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저축보험 열기가 시들해진 틈을 타 ‘단기납종신보험’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단기납종신보험의 신계약건수는 1875만 건으로 작년 같은기간(1281만 건)보다 46%(594만 건) 크게 늘었다. 수입보험료 규모 역시 3조5877억 원에서 6조3576억 원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단기납종신보험은 5년 또는 7년까지 매월 보험료를 내고 계약 후 10년이 되는 시점에 계약을 해지하면 낸 보험료의 최대 24%를 이자로 돌려준다.

교보생명의 ‘교보e저축보험’을 보면 매월 30만 원을 5년 동안 납부하고, 추가로 5년을 거치하면 계약 후 10년이 되는 시점에 2140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1800만 원을 투자해 340만 원의 이자수익을 얻는 셈이다. 현재 생명보험사가 판매 중인 같은 조건(5년납, 10년 유지)의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은 대부분 120%가 넘는다. 푸본현대생명과 KDB생명 등 중소형 생명보험사들의 환급률은 124% 이상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저축보험과 단기납종신보험을 보면 납입기간과 계약 유지기간이 비슷하다. 환급율을 보면 저축성보험보다 단기납종신보험의 환급률이 더 좋은 상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면서 “사망 보장까지 주어지다 보니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