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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대형 보험사 순이익 절반이상 ‘해외시장’…韓 보험사 ‘1%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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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대형 보험사 순이익 절반이상 ‘해외시장’…韓 보험사 ‘1% 미만’

만년 저성장 일본, 해외시장 진출 늘려 돌파구 모색
韓 초회보험료 9.2% 급감…금리하락에 건전성 불안
저출산 따른 인구감소 등 성장한계…해외투자 늘려야
저성장 위기에 직면한 보험사들이 해외진출을 늘려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자료=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저성장 위기에 직면한 보험사들이 해외진출을 늘려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자료=연합뉴스
저성장을 겪고 있는 국내 보험사들이 해외 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현재 우리나라 보험사들의 순이익에서 해외시장을 통해 벌어들이는 비중은 1%대 그친다. 반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보험 산업이 둔화한 일본 등 주요국들은 ‘M&A’(인수합병) 전략 등으로 해외사업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보험업 성장률이 2%대도 버거운 만큼, 해외 진출을 통한 성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4일 하나금융연구소와 보험연구원 등에 따르면 일본 등 주요국에서 보험사들의 해외투자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일본 보험사 니혼생명은 작년 말 해외 보험사업 확대를 미국 생명보험회사인 ‘레볼루션 라이프그룹 홀딩스’(Resolution Life Group Holdings)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82억 달러를 투자했다.

라이프그룹은 버뮤다에 본사를 두고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보험사들로부터 기존 보험 계약을 인수하여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다. 니혼생명은 오는 하반기 라이프그룹을 블랙스톤을 포함한 기존 주주로부터 주식을 매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니혼생명은 미국 보험사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니혼생명은 미국에 본사를 둔 코어브릿지 파이낸셜과 TCW그룹에 투자하며 해외 보험사업을 늘리고 있다. 니혼생명은 아메리칸 인터내셔널그룹으로부터 연금,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어브릿지 파이낸셜을 38억 달러에 인수해 지분 21%를 확보했다.
또 TCW그룹의 2.5억 달러 상당의 전환사채와 3억 달러 상당의 우선주를 매수했다. 전환사채는 3년 후 니혼생명에 최대 10% 추가 지분을 제공할 전망이다. 니혼생명은 이달까지 해외 사업 관리를 위한 새로운 조직을 설립할 예정이며, 해외 보험사업 확대를 위해 2035년까지 2조엔을 추가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보험사들이 해외투자 비중을 높이는 배경은 저성장 때문이다. 지난 1990년대 일본 보험시장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으로 수익성이 높았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인구감소, 보험시장 포화 등으로 성장이 악화했다. 일본은 보험 보유 비중이 세계적으로 높은 나라 중 하나로 약 90%의 가구가 생명보험을 보유했다.

일본 생명보험 신계약의 연환산보험료는 2016년부터 2023년까지 7년간 연평균(CAGR) -3.9%로 역성장했다. 다이이치생명과 스미모토생명 등 일본 보험사들은 내부 성장 한계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으로 해외사업을 늘리고 있다.

우리나라 사정도 일본과 비슷하다. 우리나라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우리나라 보험산업 연평균 성장률은 이제 2%대도 위태하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수입보험료는 각각 0.3%, 4.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내년 보험산업 초회보험료는 전년 대비 9.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리하락으로 인해 생명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에 부정적인 영향도 감지된다.

국내 사정이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외 수익 비중이 높은 것도 아니다. 독일과 프랑스, 일본 등 주요국 글로벌 보험사의 경우 총당기순이익과 총자산에서 해외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66.8%, 61.2%인 반면 국내 생보사는 1.5%, 0.5%, 국내 손보사는 0.5%, 1.7% 정도에 불과하다.

이기흥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 보험시장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보험시장 포화 등으로 성장 한계가 예상됨에 따라 보험사는 해외 진출을 통한 성장 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미 해외로 진출한 국내 주요 보험사들도 포트폴리오에서 해외 사업 비중이 낮아 새로운 지역 모색 등 해외 보험사업 강화로 수익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