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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250만 시대 대출수요 높아… "담보대출→신용대출 다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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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250만 시대 대출수요 높아… "담보대출→신용대출 다변화 필요"

'외심' 잡으려 특화 점포 내놓지만
전용 신용대출은 일부 지방은행만 취급
담보대출은 보증기관 끼고 진행해 기준 상이
'총인구 5% 외국인'에 판도 바뀔까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일대가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일대가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100명 중 5명은 외국인’ 시대가 도래했으나 국내 은행들은 외국인 전용 신용대출상품 출시에 여전히 소극적인 모습이다. 외국인 고객은 신용도를 책정하기 어려워 대출 취급 시 리스크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외국인의 국내 점유 비중이 날로 높아지면서 은행권의 주요 잠재고객으로 부상한 만큼 대출 양상에도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에 취급되는 외국인 전용 신용대출상품은 광주은행 ‘투게더외국인 신용대출’, 전북은행 ‘JB외국인근로자대출’, BNK경남은행 ‘외국인신용대출’ 등이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경우 외국인 고객에 한정 판매하는 신용대출 상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KB국민은행 ‘웰컴플러스 전세자금대출’, 신한은행 ‘글로벌전세대출’, 우리은행 ‘우리아파트론’ 등 외국인 전용 담보대출은 취급되고 있다.
물론 외국인 고객도 내국인 고객이 이용하는 일반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신분 확인과 신용등급 판정 등을 위해 일정 수준의 비자, 소득, 재산 등을 갖춰야 하므로 신용도가 낮거나 소득신고를 하지 않은 고객은 대출을 이용하기 어렵다.

국내 은행을 이용하는 외국인 고객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4대 은행의 외국인 고객은 2022년 544만9426명에서 지난해 말 596만5639명으로 급증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외국인 고객 특화 점포를 개설해 언어서비스, 입출금 등 간편한 금융 업무를 제공하며 ‘외심’(外心) 사로잡기에 나섰다.

그럼에도 은행권이 외국인만 겨냥한 신용대출을 적극적으로 내놓지 않는 이유는 외국인 신용도 책정 여건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취급 시 고객의 신용등급 책정이 우선순위로 진행돼야 한다. 이때 내국인 고객은 국세청 소득신고를 바탕으로 신용등급을 부여해 대출 여부와 한도를 결정하지만, 외국인 고객은 신용평가사에 등록이 안 된 경우 신용등급 책정 자체가 어렵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신용도 리스크를 지게 된다는 점에서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채권 보증 여부 등 요건이 명확한 담보대출이 외국인을 상대로 더 많이 취급된다. 다만 이 경우 보증 기준은 은행이 아닌 보증기관이 정해 한도나 기준들이 상이하다.

일례로 국민은행의 웰컴플러스 전세대출은 국내 거주 또는 국내 소득 3개월 증빙이 가능한 외국인 고객 중 SGI서울보증보험에서 보증보험증권 발급 기준을 충족하는 고객만 이용 가능하다.

국내 거주 외국인 수가 점점 증가함에 따라 은행 특화 상품도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내 거주 외국인은 지난해 말 기준 246만명으로 총인구의 5%를 차지한다.

이에 고객이 절실한 지방은행이 선제적으로 시스템 변화에 나서고 있다. 전북은행은 지난해 10월 외국인 비대면 대출을 선보인 바 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