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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상상인·페퍼 인수 마무리 단계... 10년 만에 왕좌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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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상상인·페퍼 인수 마무리 단계... 10년 만에 왕좌탈환

SPA 체결 앞두고 세부 사항 조율
합병 이후 전국단위 영업망 확보
일본계 SBI 제치고 업계 1위 도약
OK저축은행이 SBI저축은행을 제치고 국내 1위 저축은행으로 성장할 예정이다. 사진은 OK저축은행 지점 전경.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OK저축은행이 SBI저축은행을 제치고 국내 1위 저축은행으로 성장할 예정이다. 사진은 OK저축은행 지점 전경.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저축은행 업계 1위가 10년 만에 바뀐다. 토종 저축은행인 OK저축은행이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일본계 SBI저축은행을 밀어내고 서민금융시장의 왕좌를 차지한다. OK금융그룹은 저축은행 합병 이후 수도권 전 지역에 영업 기반을 확보하면서 총자산 규모 약 19조 원에 달하는 메가뱅크로 성장하게 될 전망이다.

9일 저축은행 업계 등에 따르면 OK금융은 최근 상상인저축은행과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앞두고 막바지 세부 조율에 돌입했다. 거래 금액은 약 1080억 원으로 최종 협상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페퍼저축은행과는 2000억 원대 초반 수준에서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며, 조만간 매듭이 지어질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

현재 OK저축은행은 서울과 충청, 호남권역에서 영업 중이다.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이 보유한 경기·인천권역까지 더하면 수도권 전체를 포괄하게 되며, 전국 단위 영업망 구축이 가능해진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OK저축은행은 13조6612억 원에서 약 18조7414억 원 규모로 자산이 확대되며, 현재 2위인 SBI저축은행(13조4073억 원)을 크게 앞서게 된다.

2013년 이후 줄곧 SBI저축은행에 밀려왔던 OK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처음으로 자산 기준에서 경쟁사를 넘어 업계 정상을 차지했다. 아울러 OK금융그룹의 저축은행 인수 이후 업계 전반에도 M&A 움직임이 본격화 할 지도 관심사다.
금융당국은 올해 들어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인수합병 규제를 완화했다. 경영실태평가 기준 완화, 대주주 적격성 심사 면제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면서 M&A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OK금융이 상상인과 페퍼저축은행을 동시에 인수하게 되면, 규제 완화 이후 첫 성공 사례가 된다.

다만 저축은행 업계 전반에 여전히 높은 연체율과 부실 자산 우려가 남아 있다는 점이 변수다. 지난해 저축은행권은 약 4000억 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고, 연체율은 9%에 근접한 상황이다.

OK금융은 인수 후에도 세 은행을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OK저축은행은 기존대로 서울·충청·호남에 집중하고, 새롭게 편입되는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은 경기·인천권 중심으로 분리 운영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SBI저축은행 역시 교보생명을 새 대주주로 맞이하면서 반격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교보생명은 내년 10월까지 SBI저축은행 지분을 단계적으로 인수해 보험과 저축은행 간 융합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업계 1위 자리를 둘러싼 경쟁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