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日 펫보험 ‘사후청구’ 벗어나 ‘창구정산’…韓도 확산

글로벌이코노믹

日 펫보험 ‘사후청구’ 벗어나 ‘창구정산’…韓도 확산

가입률 2% 머문 국내 시장, 애니콤 손보 사례 조명
마이브라운 ‘라이브청구’ 즉시 차감 결제 확대
이미지=마이브라운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마이브라운 제공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 시대에 접어들며 치료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보험금을 병원에서 즉시 차감해주는 ‘창구정산’ 방식이 국내 펫보험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복잡한 사후 청구 대신 진료 현장에서 자기부담금만 결제하는 구조가 정착될 경우 낮은 가입률을 끌어올리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반려가구는 591만 가구로 전체의 26.7%에 달한다. 최근 2년간 반려동물 치료비로 100만원 이상을 지출한 가구도 26.2%로 4가구 중 1곳을 넘었다. 그러나 업계 추산 펫보험 가입률은 2%대에 머물러 있다. 반면 일본은 시장 규모가 약 1조3000억 원(1,408억 엔), 가입률은 21.4%로 ‘펫보험 선진국’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양국 격차의 배경으로 보험금 정산 방식을 지목한다. 국내는 보호자가 진료비를 먼저 전액 부담한 뒤 서류를 제출해 보험금을 돌려받는 사후 청구 구조가 일반적이어서 체감 혜택이 낮다. 보험료 부담과 번거로운 절차가 가입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일본 시장을 키운 대표 사례는 업계 1위 애니콤 손해보험이다. 애니콤은 진료 시 자기부담금(30~50%)만 결제하는 창구정산 시스템을 도입해 ‘보험증’을 병원에 제시하면 즉시 보험금이 반영되도록 했다. 현재 가입자의 약 87%가 해당 방식을 이용하고 있으며, 일본 동물병원의 절반가량인 6,900여 곳이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다. 보험을 사후 보상이 아닌 실시간 결제 경험으로 전환한 셈이다.
국내도 변화 조짐이 나타난다. 사후 청구에서 병원·보험사 연동 ‘현장 청구’를 거쳐, 최근에는 보험금을 즉시 차감하는 ‘현장 지급’ 모델로 진화하는 흐름이다. 실제 반려인 설문에서도 보상 청구 자동화 시스템 도입이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히며 편의성이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출범한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 마이브라운은 국내 실정에 맞춘 ‘라이브청구’ 서비스를 도입했다. 앱에서 발급받은 QR코드를 병원에 제시하면 진료비 결제와 동시에 보험금이 차감돼 보호자는 차액만 부담한다. 예컨대 100만원 수술비가 발생해도 현장에서 30만원만 결제하면 되는 구조다. 별도 서류 제출이 필요 없고, 고액 치료 시 목돈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적도 증가세다. 마이브라운의 전체 보험금 지급 건수 중 라이브청구 비중은 지난해 10월 23%에서 12월 27%로 매월 상승했고, 제휴 병원도 260곳을 넘어섰다. 업계는 결제 편의성이 확보될 경우 펫보험이 ‘선택 상품’이 아닌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으며 시장 확대를 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브라운 측은 “보험이 병원 이용 과정에서 바로 체감될 때 가입과 사용이 늘어난다”며 “현장 지급 경험을 확산해 국내 펫보험 대중화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