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익 3조8846억원·CET1 13.75%…성장 전략 뒷받침
신흥국 소매·선진국 IB ‘투트랙’…해외 수익 확대 과제
양종희와 계열사 CEO 승계룰 정비…분권경영 첫 시험대
신흥국 소매·선진국 IB ‘투트랙’…해외 수익 확대 과제
양종희와 계열사 CEO 승계룰 정비…분권경영 첫 시험대
이미지 확대보기30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 내정자는 오는 11월20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다음날 3년 임기의 KB금융 회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앞서 그는 내정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향후 3~5년을 금융그룹의 명운이 걸린 시기로 규정하고 AI 변화에 대응하는 한편 국내 1위에 머물지 않는 글로벌 금융그룹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KB금융의 실적과 자본 여력은 차기 전략을 뒷받침한다. 올해 상반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3.1% 증가한 3조8846억 원, 총자산은 866조8892억 원을 기록했다. 연 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0%, 보통주자본비율은 13.75%로 수익성과 자본력을 함께 유지했다.
수익원도 은행 일변도에서 벗어났다. 반기보고서상 상반기 순이익 비중은 은행 약 56%, 증권 20%, 보험 16%, 카드 6%다. 국민은행의 원화예수금과 원화대출금 점유율은 각각 21.2%, 19.3%다. 은행의 고객 기반과 증권·보험·카드의 상품 역량을 결합해 AI와 글로벌 사업의 성과를 그룹 전체로 확산할 수 있는 구조다.
글로벌 사업은 이 내정자가 성과를 증명해야 할 첫 번째 영역이다. KB금융은 인도네시아·캄보디아·베트남·인도 등 신흥국에서는 소매·중소기업 금융과 디지털 채널을 강화하고, 홍콩·싱가포르·뉴욕·런던 등 선진시장에서는 기업금융과 투자은행(IB) 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상반기 해외 지역의 외부고객 영업손익은 약 7861억 원으로 그룹 전체의 7.8% 수준이다. 국내 사업에 비해 해외 기여도가 아직 크지 않은 만큼 기존 네트워크를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하는 일이 중요하다. 국민은행장 재임 기간 싱가포르지점과 북미심사센터가 신설되고 캄보디아 프라삭의 상업은행 전환이 진행된 경험은 글로벌 전략을 추진할 자산으로 평가된다.
AI는 이 같은 사업 확장을 뒷받침할 실행 수단이다. KB금융은 양종희 회장 재임 중 마련한 ‘KB 위드 AI’ 전략에 따라 올해 말까지 현장 영업과 고객 상담, 준법·컴플라이언스, 본부 관리 등 59개 업무 영역에 300여개의 AI 에이전트를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 지주와 주요 계열사가 AI 관련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사례도 21건에 달한다.
핵심은 서비스의 숫자보다 실제 성과다. 지주가 추진하는 ‘KB 데이터분석 에이전트’는 임직원의 자연어 질문을 분석 명령어로 바꿔 그룹 경영관리 데이터를 처리한다. 은행·카드·증권·보험이 각각 추진하는 AI 서비스를 의사결정 속도와 영업 생산성, 고객 편의 개선으로 연결하는 것은 이 내정자의 몫이다. 양 회장 체제에서 마련된 로드맵을 현장의 수익성과 비용 효율로 입증해야 하는 셈이다.
양 회장과 이 내정자는 계열사 CEO 승계 규정과 절차 개선 방향을 함께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실질적인 역할 확대와 구체적인 CEO 자격 요건, 단계별 검증 기간 마련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2024년 은행장 선임 때는 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11월12일 후보군을 압축하고 11월27일 최종 후보를 선정했다. 이후 국민은행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가 12월12일 심층 면접을 거쳐 같은 달 26일 후보 추천을 의결했다. 올해도 유사한 일정으로 진행되면 실제 인선은 회장 교체 이후 마무리된다. 이 내정자는 국민은행장 재임 당시 지주 위원회에 참여해 승계 절차를 경험했다.
이 내정자는 회장에게 인사 권한이 집중되기보다 이사회 소위원회와 정해진 절차를 중심으로 조직이 움직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의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 수익과 AI 생산성을 높이면서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계열사의 자율과 책임을 강화한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내정자는 은행과 지주, 영업과 전략을 모두 경험해 그룹 전반을 이해하는 강점이 있다”며 “국내에서 확보한 실적과 고객 기반을 글로벌·AI 성장으로 연결하고 이를 투명한 승계 절차와 시스템 경영으로 뒷받침하는 실행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