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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프리오픈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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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프리오픈 현장을 가다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저층부 상업시설이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프리오픈이라는 이름 아래 지난 6일부터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건물의 안정성과 방제능력 그리고 교통체증 유발등을 시민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라는 취지에서 프리오픈(pre open)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린 경제는 대체공휴일이던 9월10일 일반 시민의 자격으로 열람을 신청하여 시민들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았다. 프리오픈에 참석한 시민들 다수는 제2롯데월드가 위치한 송파구 등 이 지역 일대에 거주하고 있었다. 인근 지역에 있는 만큼 서둘러 확인하고 싶었다는 게 시민들의 설명이다. 프리오픈 행사는 1회 당 80명을 정원으로 진행됐다. 이 중에는 중절모를 쓴 동네 할아버지와 갓난아기 유모차를 끌고 온 주부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과 함께 온 가족과 연인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특히 투어 도중 궁금한 사항을 직원들에게 직접 물어보기도 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제2롯데월드 인근에 들어서자 건물외부에서부터 곳곳에 배치된 현수막과 안전요원 등이 시민들에게 안내하는 모습이 보였다. 예약·현장 접수를 받는 홍보관에는 제2롯데월드 모형을 비롯해 건축과 관련된 정보를 확인 할 수 있게 마련돼 있었다.

제2롯데월드는 오래전부터 구설에 올라왔다. 부지가 성남 서울공항과 인접한 까닭에 건설이전부터 항공기 충돌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된 데다 지난해부터는 줄줄이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이 건물의 개장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가열되어왔다. 더구나 최근에는 이 건물의 인근에서 땅이 갑작스럽게 푹 꺼지는 이른바 싱크홀 까지 잇달아 발견되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 싱크 홀들은 서울 지하철 9호선을 짓고 있는 삼성물산의 잘못된 시공 탓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와 제2롯데월드의 책임론은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여수선한 상태이다. 올 4월 터진 세월호 참사로 인해 사회전반의 안전의식이 높아지면서 제2롯데월드에 대한 일반 시민의 요구수준도 높아졌다.

행사에 앞서 홍보관 시청각 실에서 홍보동영상을 관람했다. 롯데는 20여 분 동안 이어진 동영상에서는 제2롯데월드 공사 초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진행과정을 설명했다. 이 동영상은 안전과 소방 대책 등에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었다. 6중의 안전대책을 세웠다는 롯데의 자랑이 담긴 영상이었다. 동영상에 등장한 외국인 관계자는 "비행기가 부딪혀도 끄떡없다"는 장담까지 했다.

홍보동영상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투어가 시작됐다. 다수의 시민들은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준비를 거의 마친 모습에 놀라는 모습이었다. 이 정도 까지 내부 준비가 됐을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는 게 대다수 시민들의 반응이었다. 이 날 프리오픈 행사에는 온라인과 현장 접수한 7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시와 롯데 측은 16일까지 10일 간 시민을 대상으로 사전 개방을 한다.

월드타워 밑에 위치한 애비뉴엘(5층)→쇼핑몰(5층)→영화관(5층)->마트와 아쿠아리움(지하1층) 순으로 3개 동을 넘나들며 저층부 상업시설 내부를 둘러보는 코스였다. 시민들은 나들이를 나온 듯 들뜬 모습이었다. 그 중 일부는 마감공사가 한창인 곳곳을 꼼꼼히 살피면서 진행요원들에게 질문공세를 펼쳤다. 마치 시민 안전점검단을 연상케하는 모습이었다. 애비뉴엘동은 매장 인테리어 공사가 거의 끝난 상태였다. 직선과 직선이 교차하는 파티션과 단색 위주의 색채는 차분하고 안정된 느낌을 주었다. 진열된 상품은 없었지만 바닥재나 진열장 등의 재질 등을 살펴볼 때 바로 이곳이 명품판매를 위한 공간임을 느낄 수 있었다. 롯데측 진행요원의 안내를 따라 구름다리로 이동했다. 훤하게 위로 뚫린 개방 천정으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월드타워가 보였다.

쇼핑몰은 가족단위 내장객을 감안한 듯 흥미를 끌만한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곡선과 곡선이 기하학적으로 이어지는 쇼핑몰 내부를 볼 수 있다. 물길이 수직 낙하하는 정원과 천마상 조형물 등이 눈길을 끌었다.
롯데시네마는 당장이라도 관객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모든 채비를 마친 것처럼 보였다. 현재 개봉중인 영화들의 예고편이 대형화면을 통해 상영되고 있었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자 수족관(아쿠아리움)이 눈에 들어왔다. 초입에 설치된 길이 20여m 폭 4m 가량의 통로는 바닥을 제외하고 3면이 유리였다. 유리벽 너머로 열대어 등 희귀종 물고기 100여 마리가 헤엄치고 있었다.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물고기의 이름을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며 왁자지껄 떠들었다. 진행요원은 "아직 허가가 나지 않아 물고기를 풀어놓을 수 없다"면서도 "이곳에 있는 물고기는 테스트용"이라고 설명했다. 수족관 곳곳에는 각양각색의 희귀 물고기 거처가 마련돼 있었는데 입구에는 모두 '적응훈련중'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수조 앞에 관람석 30여개가 별도로 마련된 20평 남짓한 공간이 있었다. 아마도 공연을 위한 공간인 듯했다.

종합방제센터에서 화재발생 상황을 가정한 훈련 모습을 시연해 보였다 이 행사를 끝으로 프리오픈 일정은 마무리 됐다. 1시간 30여분 남짓한 시간이었다. 소방 훈련은 건물 내부 화재상황과 응급 환자가 발생한 조건을 설정해 약 10분간의 과정을 공개했다. 투어는 매일 오전 9시 부터 2시간 간격으로 오후 4시까지 총 7번 진행된다. 롯데 측 관계자들은 과자와 음료수를 나눠주며 투어를 마친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안전상태'와 '전반적인 준비상태' 등 5가지 질문이 담겨있는 설문지가 시민들에게 주어졌다. 이 날 만나본 시민들은 일단 시설측면에서는 후한 점수를 줬다.

건물 내부 매장은 대부분 입점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아직 상품 등이 진열되진 않았지만 내부 인테리어 등이 마무리 단계였고 고급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식당가 등도 손님맞이가 거의 끝난 모습이었다.

지상 123층, 지하 6층, 연면적만 8105만3966㎡(용적률 576.42%, 건축면적 3만6998.8㎡)에 이르는 이 '수직 도시'는 이미 서울의 일부가 된 듯했다.

/김윤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