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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빈 자리, 불법으로 채우는 간호사의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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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빈 자리, 불법으로 채우는 간호사의 고통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사흘째인 22일 오전 서울의 한 공공 병원에서 의료진이 뒷목을 잡고복도를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사흘째인 22일 오전 서울의 한 공공 병원에서 의료진이 뒷목을 잡고복도를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의료현장에 업무 공백이 발생하자 간호사들이 의사가 해야 하는 약물 주입기 시술이나 심정지 환자에 대한 심폐소생술(CPR), 약물 처방 등을 지시받는 상황에 처했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22일 오후 6시 기준 협회가 운영하는 '현장 간호사 애로사항 신고센터'에 총 13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간협은 지난 20일 오전 6시를 기해 전공의들이 근무를 중단하자, 같은 날 오후 6시부터 홈페이지에 전공의 사직서 제출에 따른 의료공백에 대한 현장 간호사 애로사항을 접수하고 있다.

의사의 업무를 분담했던 진료보조인력(PA) 간호사뿐만 아니라 일반 간호사들의 신고도 적지 않다고 간협은 전했다.

신고된 사례를 보면 한 병원에서는 간호사에게 항암 환자의 '케모포트' 주사 삽입과 제거 시술을 맡기고, 수혈과 교수 아이디를 사용한 약물 처방 등도 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케모포트는 항암제, 조영제 등을 주입하기 위해 환자의 정맥에 삽입하는 이식형 약물 전달 기구다. 삽입과 제거 시술은 의사가 해야 하는 의료행위다. 약물 처방 역시 의사가 해야 한다.

병동에서 CPR 상황이 생기면 간호사가 환자의 가슴을 압박하면서 의사가 올 때까지 버티라고 공지하기도했다.

또 다른 병원에서는 간호사에게 환자로부터 수술에 대한 설명과 동의서 작성 업무를 맡기기도 했다.
간협에 신고한 이 간호사는 "수술 등 설명은 PA 간호사가 하고, 의사는 추후 서명만 하겠다고 하더라"며 "전공의가 하던 의무기록 작성과 처방, 카테터 제거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간호사들은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무가 많아지는 건 어쩔 수 없더라도 불법 의료행위에 내몰리는 상황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간협은 오는 23일 대한간호협회 서울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사 집단행동으로 불법 의료행위에 노출된 간호사의 현실을 알릴 예정이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