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웰의 소설이 오늘의 뉴스가 됐다”...넋두리 아닌 민주주의의 '비명'
“권력은 스스로 멈추지 않는다” ...행정가 출신 베테랑 정치인 '경고장'
언론 생태계 변질, 권력의 언어로 허구로 기록하는 모습 '웃푼' 현실 돼
“권력은 스스로 멈추지 않는다” ...행정가 출신 베테랑 정치인 '경고장'
언론 생태계 변질, 권력의 언어로 허구로 기록하는 모습 '웃푼' 현실 돼
이미지 확대보기2025년 끝자락에서 대한민국은 문학 즉 소설 속 경고가 오늘의 현실에서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 유 시장이 던진 화두는 단순한 정치적 발언이 아닌 나라를 걱정하는 진심이 담긴 지적으로 감지된다.
그는 행정가로서 삶을 살다가 정치인으로 변신한 인물이다. 지난 40년간 권력 부침을 모두 경험하며 심장부를 모두 경험한 ‘정치의 산 증인’이다. 그가 “오웰의 소설이 오늘의 뉴스가 됐다”라고 밝히면서도 어떤 마음일까 생각해 본다.
유 시장이 걱정하는 것은 이 나라는 이미 경고등을 넘어 레드존에 와 있다는 방증이다. 또 ‘뉴스피크(Newspeak)’를 언급하면서, 권력이 진실을 감추기 위해 단어를 뜯어고치는 방식. 지금 벌어지는 ‘언어의 타락’은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는 일침이다.
말의 의미를 뒤틀면 판단은 흐려지고, 판단이 흐려지면 민주주의는 고통 없이 죽는다는 것, 오웰이 정확히 이 지점을 겨냥했다. '동물농장'의 가장 잔인한 문장. 그리고 유 시장의 지적처럼 현재 대한민국 사법 현실은 그 문장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야당 관련 사건은 1심도 끝나기 전에 유죄로 몰아가면서 대통령 관련 사건은 파기환송 이후에도 재판이 ‘정지된 채’ 멈춰 섰다. 이것을 공정이라 할 수 있는가. 이것을 법치라고 부를 수 있는가. 쓴소리가 나왔다. 시원하지만 왠지 찜찜한 구석은 바른말 당사자 공격을 당할까다.
권력 주변 사건과 대장동, 통일교 자금에 대한 미지근한 수사 태도와 관련된 정국이다. 전재수 장관 논란 등 뉴스가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부인하고 있고, 실체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국민은 이 사태를 어떤 눈으로 볼까다.
국민은 어리석지 않다. 현재 그저 보고 있고, 기억할 뿐이다. ‘내란전담재판부’라니 이제는 재판부까지 주문 제작인가, 사법부 재구성 시도는 위험의 단계를 넘어선 지 오래다. 권력이 원하는 결론을 얻기 위해 재판부를 새로 짜겠다는 발상이다.
한편 “판사 처벌 법안, 대법원장 인사권 제한, 이쯤 되면 사법개혁이 아니라 사법 포획(捕獲)”이라고 한다. 영장 없는 통신 조사와 휴대전화 제출 강요, 오웰의 텔레스크린이 스마트폰으로 환생한 셈이다. 감시의 시작은 언제나 '공익'이라는 달콤한 포장지로 덮인다.
끝은 항상 같다는 것인데, 이는 자유의 소멸이다. 이중 기준, 선택적 분노, 선택적 표현의 자유가 유 시장의 표현대로 “이중 사고(Doublethink) 강요”가 아니라 할 수 없다. 국민에게 무엇을 분노해야 하는지 정권이 가르치려 드는 순간, 그 국가는 이미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현 정부의 통치 방식을 '오웰적'이라고 했다. 외신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걱정하는 판국에, 정작 국내에서는 “문제 없다”라는 말만 반복되고 있다. 언젠가부터 이 나라는 문제를 말하는 사람이 문제가 되는 나라가 되도록 만들었는가.
정치 베테랑인 유정복 시장은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권력은 스스로 멈추지 않는다.” 이 문장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지금 권력이 어디까지 가고 있는지, 어디까지 가려 하는지 대한민국 시민에게 보내는 경고장이다.
민주주의는 투쟁하지 않으면 잃는다. 지켜내지 않으면 사라진다. 오웰의 소설이 ‘소설’로 남아야 한다는 유정복의 말, 이 나라가 실험대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한 정치인의 절규일지도 모른다. 너무도 뼈아프고 오감 자극은 소름이다.
언론의 생태계 변질도 도마 위로 올랐다. 어디서 정론직필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장사꾼들로 드는 느낌은 필자의 패배감이다. 감시 저널리즘의 이름은 죽었다. 권력의 언어를 허구로 기록하는 모습은 '웃푼' 현실이 됐다.
김양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pffhgla111@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