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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나는 응급환자 수술 중...왜 의사에게 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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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나는 응급환자 수술 중...왜 의사에게 따지나"

불요불급 예산 5465억 삭감..."필수사업 재원 확보 노력"
지방소비세율 단계 인상·법인세 광역 배분 등 개혁 방안 제안
21일 추미애 경기도지사(오른쪽)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예산정책협의회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이미지 확대보기
21일 추미애 경기도지사(오른쪽)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예산정책협의회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21일 경기도의 재정 상황을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에 비유하며 현재 추진 중인 세출 구조조정은 민생사업을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중단 위기에 놓인 필수사업을 이어가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추 지사는 이날 경기도북부청사에서 열린 경기도-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경기도정을 맡고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9개월짜리 미생 예산, 말 그대로 시한부 예산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어 "1년 동안 해야 할 사업인데 상당수 필수 민생예산이 9월까지만 편성이 돼 있었다"며 "돈을 새로 마련하지 못하면 아이들 급식도, 어르신 돌봄도, 취약계층과 장애인을 위한 사업도 하나둘 멈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선 9기 경기도가 하고 있는 일은 이런 멀쩡한 사업을 깎거나 없애는 일이 결단코 아니다"라며 "이미 멈추게 되어 있던 사업을 어떻게든 살려내고자 하는 몸부림"이라고 강조했다.

추 지사는 경기도의 현재 상황을 응급환자 치료에 빗대기도 했다.

그는 "환자가 응급실에 실려 왔다. 의사는 어떻게든 환자를 살리기 위해 피를 멎게 하고 상처를 치료하며 수술하고 있다"며 "그런데 수술하고 있는 의사에게 '왜 환자를 이렇게 다치게 했느냐' 따지는 것이 과연 맞나"라고 말했다.

이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절감된 재원을 도민의 삶과 직결된 사업부터 우선 투입하고 있다"며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끝까지 들여다보고, 다시는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그 근본부터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지난 8월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 뒤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서 불요불급한 예산 5465억원을 감액하고 취약계층 생계·돌봄, 저출산, 복지·의료 등 필수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추 지사는 재정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지금 경기도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며 "하나는 당장 멈출 민생사업을 살리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이런 재정위기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경기도의 재정 구조 자체를 바꾸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재정 개혁 방안으로 △지방소비세율을 현행 25.3%에서 단계적으로 40.3% 수준까지 인상 △법인세 국세분 가운데 5%를 광역지방정부 재원으로 배분 △담배소비분 지방교육세를 소방분 지역자원시설세로 전환해 소방 인건비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용인과 평택의 반도체 팹 건설을 앞당기고, 전력, 용수, 교통 인프라 투자가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당에서도 필요한 지원을 꼼꼼히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히 경기북부의 과제를 풀어가겠다"며 "산업과 인프라에 대한 기여와 부담에 비해 세입 기반이 상응하지 못한 데에서 오는 경기도의 취약 재정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정부가 내년 경기북부 접경 지원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958억원으로 편성했다"며 "민주당은 정부의 과감한 투자가 경기북부의 확실한 변화로 이어지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열린 경기도-더불어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는 경기북부 규제 개선과 반도체, 철도·교통 등 경기도 주요 현안에 대한 지원 방안이 논의됐다.

경기도는 주한미군 반환공여구역 개발 활성화를 위한 '미군공여구역법' 개정과 국비 지원 확대를 비롯해 접경지역 규제 개선을 요청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 확충과 지역상생사업, 경기도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 및 국비 지원 확대를 건의했다.

교통 분야에서는 GTX B·C노선 적기 개통과 A·B·C노선 연장에 대한 국비 부담을 요청했다. 경기남부광역철도 등 경기도 건의사업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신규사업 규모를 100조원 이상으로 확대해 달라는 의견도 전달했다.

이와 함께 노동감독관 인건비, 경기북부 광역철도, 인덕원~동탄·월곶~판교 복선전철, 광역버스 준공영제, 의료·요양 돌봄 통합지원 등 10개 주요 사업에 총 6484억원의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은 "건강한 지방정부를 만들기 위해 경기도가 지금의 어려움을 넘고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당과 국회에서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며 "경기도의회도 재정상황과 민생현안을 꼼꼼히 살피고 함께 풀어야 할 과제에 적극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lwldms7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