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마을인 하이퐁과 같은 곳에서는 아들보다 딸을 선호한다. 이곳의 많은 가족들은 딸들이 외국인과 결혼하면 그들이 송금하는 돈으로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팜 루엉 툭(Pham Luong Thuc)은 2층짜리 60㎡ 규모의 집에 살고 있다. 그의 일과는 대부분 페이스북으로 딸과 대화를 나누는 일이다. 툭은 슬하에 1남 4녀를 두었다. 이 중 세 번째 딸과 네 번째 딸은 외국인들과 국제 결혼을 했으며 "좋은 인생, 사랑 많은 남편, 안정된 직업"을 만끾하고 있다고 한다.
다이홉 마을에는 120-150가구가 살고 있다. 툭은 이들 중 가난을 면치 못한 가족은 단 세 가족 뿐이라고 한다. 하나는 HIV에 감염된 커플, 다른 하나는 장애 아동, 그리고 세 번째는 딸 두 명을 둔 미혼모가 그들이다.
다이홉 마을에서 결혼중개업을 하는 응웬 반 탄은 그 자신도 결혼 중개인을 통해 딸을 15세 연상인 대만인에게 시집 보냈다. 그러나 그들은 몇 년 후에 이혼했다.
탄은 "베트남 신부의 약 70%가 대만 남편과 첫 결혼을 하고, 나중에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 이혼 당시 내 딸은 크게 낙심했지만 베트남으로 귀국하지 않고 4살 연상의 남편을 만나 재혼했다“고 한다.
대만에서 송금된 돈 덕분에 탄은 30년이 넘은 집을 수리하고 13만 달러를 들여 100㎡ 이상의 3층짜리 집을 지었다.
탄은 "나는 내 딸이 외국인과 결혼하여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대만인은 베트남 남성들만큼 애정이 넘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딸이나 조카가 있다면, 나는 국제 결혼을 권할 것“이라고 한다.
다이홉 마을의 촌장인 응웬 반 티엔(Nguyen Van Thien)은 마을의 여성 70% 이상이 대만 또는 한국 남편과 결혼했으며, 그 결과 이들이 보내는 돈으로 다이홉의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농촌에도 흔한 것이 국제 결혼이다. 인신매매를 떠올리게 하지만 가난한 베트남의 시골 처녀들에게 국제 결혼은 그녀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고, 그들의 베트남 가족을 돕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임성훈 기자 shyim9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