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 곳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시대를 계기로 실리콘밸리를 대체할 산업거점으로 급부상하면서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가장 최근으로는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를 비롯해 애플, 델, 페이스북, IBM 등 유수의 미국 IT 대기업들이 새롭게 둥지를 튼 오스틴에는 앞으로도 기업들의 새로운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반도체 공장을 이곳에서 가동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공장의 증설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와 밀레니얼세대와 오스틴
미국에 코로나19 사태가 처음으로 닥친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오스틴의 지역경제 전망은 어두웠다. 미국의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방역을 위해 자택대기령이 내려지고 기업들도 문을 닫아야 하는 비상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NYT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년이 흐른 현재 오스틴의 사정은 가히 ‘천지개벽’ 수준으로 달라졌다. 지역경제가 고꾸라질 것이라는 절망감은 온데간데 없고 실리콘밸리를 대체할 새로운 IT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만앤웨이크필드의 마이크 맥도날드 부회장은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는 한마디로 “지금 미국에서 가장 뜨겁게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는 지역을 꼽으라면 오스틴”이라고 밝혔다.
맥도날드 부회장은 “따스한 기후의 미국 남부 지방을 상징하는 선벨트의 중심 지역이 텍사스주인데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주택 구매에 대거 나선 밀레니얼 세대가 이 선벨트 지역으로 몰리는 현상이 일어난데 이어 기업들도 뒤이어 몰리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오스틴의 달라진 위상
글로벌 종합부동산서비스업체 CBRE에 따르면 오스틴은 이런 배경 덕에 어느덧 미국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성장 잠재력이 큰 상업 부동산 시장으로 떠올랐다.
단적인 예로 CBRE가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동산 투자처로 생각해왔던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가 올해 처음으로 오스틴에 밀려난 상황이다.
오스틴상공회의소가 지난 1월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2만2000명에 육박하는 일자리가 지난해 오스틴에서 창출됐다. 오스틴에서 생산활동을 늘리거나 오스틴으로 이전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난 때문이다.
오스틴만 독식을 하는 양상도 아니다.
CBRE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오스틴뿐 아니라 댈러스, 피닉스, 애틀랜타 등 선벨트에 속한 대도시의 공통점은 지난 한해 미국내에서 실업자가 가장 적게 발생한 지역이라는 점”이라면서 “이 선벨트 지역의 경기가 미국 전체의 경기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