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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2026년 71조원 투자 압박…엔비디아·AMD 몰리며 '성공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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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2026년 71조원 투자 압박…엔비디아·AMD 몰리며 '성공의 역설'

3나노·5나노 공정에 인력난·자본지출 통제 불능, 첨단 패키징 병목 심화
일본 라피더스, AI 설계로 돌파구…반도체 개발기간 50% 단축·비용 30% 절감
AI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세계 파운드리 1위 TSMC가 심각한 인력난과 자본지출 압박에 직면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AI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세계 파운드리 1위 TSMC가 심각한 인력난과 자본지출 압박에 직면했다. 사진=로이터

AI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세계 파운드리 1TSMC가 심각한 인력난과 자본지출 압박에 직면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대만 일간 라인투데이는 지난 28TSMC2026년 자본지출이 500억 달러(7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3나노·5나노 공정과 첨단 패키징 분야의 병목 현상이 통제 불능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AMD 등 주요 팹리스 업체들이 TSMC 생산능력을 놓고 경쟁하면서 모든 공급 압박이 TSMC에 집중되고 있다. 인텔과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첨단 공정 제품을 아직 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TSMC는 사실상 독점 공급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독점 지위가 부른 역설적 위기


TSMCAI 호황으로 시장 점유율과 용량 가동률이 크게 높아졌지만, 이는 동시에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야기했다. 기술매체 웨크테크는 TSMC가 생산능력 확장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지만, 인력 부족과 폭발적인 자본지출 증가가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6TSMC의 자본지출 500억 달러 가운데 상당 부분은 2나노 등 차세대 공정 구축에 투입될 예정이다. 4나노 등 주류 공정의 안정적 공급도 동시에 보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공정 노드뿐 아니라 첨단 패키징이 TSMC의 가장 큰 병목 현상으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성능컴퓨팅(HPC) 고객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TSMC는 공격적 속도로 생산능력을 확장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첨단 패키징 분야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시장 구조상 가격 인상이 어려운 상황에서 공급업체들은 공장 확장 비용 부담을 토로하고 있으며, 이는 공급망 전체에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웨크테크는 TSMC의 사업이 여전히 폭발적 성장세를 유지하지만, 독점적 반도체 시장에서 비즈니스 논리가 단순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모든 고객의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려면 필연적으로 절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일본 파운드리 업체 라피더스 조감도. 사진=라피더스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파운드리 업체 라피더스 조감도. 사진=라피더스


라피더스, AI 에이전트로 차별화 전략


일본 파운드리 업체 라피더스는 지난달 17AI 반도체 설계 플랫폼 '라즈(Raads)'를 공개하며 TSMC·삼성전자와 다른 접근법을 제시했다. 일본 IT전문지 SB크리에이티브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2나노 공정 설계 기간을 50% 단축하고 설계 비용을 30%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라즈는 대형언어모델(LLM) 기반의 '라즈 제너레이터''라즈 프레딕터'를 핵심 도구로 탑재했다. 사용자가 반도체 사양과 원하는 성능을 입력하면 라피더스의 2나노 공정에 맞춘 설계 코드를 자동으로 만들어낸다. 이 설계 코드는 반도체 회로가 어떻게 작동할지를 정의하는 청사진으로, 기존에는 설계자가 수작업으로 작성해야 했다. 라즈는 이를 AI가 자동으로 생성하고, 이 반도체의 성능·전력소비·크기를 미리 예측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라피더스는 2026 회계연도부터 라즈를 공정설계키트(PDK), 2나노 제조공정용 기준 흐름과 함께 묶음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홋카이도 치토세시 최첨단 공장 'IIM-1'에서는 이미 2나노 GAA 트랜지스터의 시제품 생산이 시작됐으며, PDK 개발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케이던스·시놉시스 등 EDA 업체와 협력해 전체 설계 흐름을 최적화하고 광범위한 도구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반면 라피더스는 AI 에이전트가 설계 과정에 자율적으로 개입해 설계자가 사양만 입력해도 초기 설계 코드를 생성하고 성능을 예측하는 차별화 전략을 선택했다.

업계에서는 라피더스의 Raads가 실제 효과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AI를 활용한 설계 프로세스 자동화 관점에서 파운드리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려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