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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양자 컴퓨팅 상용화 한계 넘는다…초소형 칩 실온·대량생산 시대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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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양자 컴퓨팅 상용화 한계 넘는다…초소형 칩 실온·대량생산 시대 '성큼'

머리카락 100배 가느다란 광변조기 개발…수백만 큐비트 제어 길 열어
CMOS 공정 활용해 상용화 용이…기존 장치 대비 전력 소모 80배 절감
10억분의 1 오차도 잡았다…양자 컴퓨터 '확장성' 난제 해결
샌디아 국립 연구소 공동 연구…‘광자 트랜지스터 혁명’으로 양자 표준 선점 예고


미국 연구진이 사람 머리카락 굵기보다 거의 100배나 얇은 장치를 개발해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연구진이 사람 머리카락 굵기보다 거의 100배나 얇은 장치를 개발해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미국 연구진이 양자 컴퓨팅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장치의 소형화와 대량 생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초소형 광학 칩을 개발했다고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데일리가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에 불과한 이 장치는 미래 양자 컴퓨터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제이크 프리드먼 연구원과 맷 아이헨필드 교수(콜로라도 대학교 볼더)팀은 샌디아 국립 연구소와 협력해 새로운 유형의 '광학 위상 변조기'를 선보였다.

"광학 테이블 가득 채우던 장비, 이제 손톱만한 칩 속으로"

양자 컴퓨터가 실용화되려면 수만에서 수백만 개의 큐비트(Qubit)를 정밀하게 제어해야 한다. 기존에는 이를 위해 거대한 광학 테이블과 복잡한 레이저 제어 장치가 필요했으나, 이번에 개발된 칩은 초당 수십억 번 진동하는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레이저 광을 10억분의 1 단위의 정밀도로 조절한다.

특히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확장성이다. 연구팀은 특수 실험 장비가 아닌,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프로세서를 만드는 일반적인 CMOS(상용 금속 산화물 반도체) 공정을 그대로 활용했다. 이는 별도의 추가 설비 없이도 기존 반도체 공장에서 이 칩을 대량 생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전력 소모 80배 낮추고 발열 최소화…'트랜지스터 혁명' 비견


기존의 전기광학 변조기는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며 열을 발생시켜, 많은 수의 채널을 하나의 시스템에 넣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연구팀의 초소형 칩은 기존 상용 제품보다 마이크로파 전력을 약 80배 적게 사용한다. 발열이 획기적으로 줄어들면서 좁은 면적에 수많은 제어 채널을 집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이언스데일리에 따르면 공동 저자인 닐스 오터스트롬 박사는 "과거 진공관에서 트랜지스터로 넘어오며 전자제품의 혁명이 일어났듯, 이번 연구는 부피가 크고 비싼 광학 소자를 확장 가능한 집적 광자 기술로 전환하는 '광학판 트랜지스터 혁명'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현재 주파수 생성과 필터링 기능을 하나로 합친 '완전 통합형 광자 회로'를 개발 중이며, 향후 양자 컴퓨팅 기업들과 협력해 이온 포획 및 중성 원자 기반 양자 컴퓨터에 실제 적용할 계획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