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이치 텔레콤은 한때 소프트뱅크가 지배했던 스프린트(Sprint)가 지난해 T-모바일과 합병하자 미국 소유권을 강화하려고 애쓰고 있다.
T-모바일은 최근 대규모 고객 데이터 유출로 평판이 나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높은 미국 시장에서 고객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도이치 텔레콤과 소프트뱅크는 7일 일본 투자회사가 독일 거대 통신회사의 두 번째로 큰 개인 주주가 되는 주식 스와프 계약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도이치 텔레콤은 T-모바일에 대한 지분을 늘릴 수 있게 됐다.
또한 양사는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수백 개의 회사가 유럽에서 도이치 텔레콤의 고객 기반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소프트뱅크 주가는 10% 상승해 6943엔으로 마감했다. 도이치 텔레콤의 주가는 오후 유럽 거래에서 약 0.4% 하락한 17.84유로를 기록했다.
지난해 스프린트와 T-모바일이 합병하면서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이동통신 사업자가 되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도이치 텔레콤은 통합 회사인 T-모바일에 대한 소프트뱅크의 지분 일부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도이치 텔레콤은 3일 T-Mobile의 종가보다 13% 할인된 가격에 4500만주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그 대가로 소프트뱅크는 약 50억 달러 가치의 2억2500만 개의 도이치 텔레콤 신주를 인수할 예정이다. 이는 같은 날 종가보다 12% 높은 가격이다.
T-모바일 US의 주가는 7일 아침 뉴욕 거래에서 136달러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로써 소프트뱅크는 도이치텔레콤의 지분 4.5%를 갖게 된다. 독일 정부는 도이치 텔레콤의 최대 주주이다. 도이치 텔레콤은 또한 소프트뱅크의 최고운영책임자 마르셀로 클라우(Marcelo Claure)를 이사회에 임명하기 위한 노력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도이치텔레콤은 T모바일 네덜란드 지분의 매각에 합의했으며, 수익금 중 최대 24억 달러를 소프트뱅크로부터 2000만주를 더 매입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든 거래가 완료되면 도이치 텔레콤은 T-Mobile US의 지분 48.4%, 소프트뱅크는 3.3%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손 마사요시는 빠르게 성장하는 IT 기업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돌리기 전에 통신 부문으로 재산을 모았다. 그러나 T-모바일 주식뿐만 아니라 일본 소트프뱅크 통신 회사의 주식을 모두 처분하면서 통신 투자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매각을 통해 소프트뱅크 그룹이 미래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회사는 핵심 투자 중 하나인 위워크(WeWork)의 붕괴와 다른 자회사에 대한 압박으로 비틀거리고 있었다.
도이치 텔레콤은 주식이 500% 이상 급등하며 성공한 T-모바일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오랫동안 투자자들에게 밝혀왔다.
뉴 스트리트 리서치(New Street Research)는 도이치텔레콤이 T-모바일의 소유권을 확대하는 데 필요한 옵션을 행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도이치 텔레콤은 고객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우리는 소프트뱅크가 과반수 지분을 보장하기 위해 적절한 시기에 남은 옵션을 행사하길 기대한다”고 알렸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