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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EU,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합병에 반독점 거부권 행사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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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EU,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합병에 반독점 거부권 행사 시사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유럽연합이 반독점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유럽연합이 반독점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유럽연합(EU)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에 대한 반독점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로이터통신은 벨기에 브뤼셀의 소식통을 인용, 10일(현지시간) 한국의 조선업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EU로부터 경쟁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구제책을 거부당한 뒤 반독점 거부권 행사 상황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조선소 중 하나인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EU집행위원회의 무조건적 승인을 바란다”면서 “EU 경쟁 감시단이 이미 승인받은 싱가포르, 중국, 카자흐스탄의 규제 기관과 동일한 결론을 낼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EU집행위원회는 조선소 일부 매각을 포함한 비공식 구제책 제안이 실패하자 이번 인수로 인해 현재 3개인 거래업체 구조에서 2개의 대형업체로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종 결정의 기한을 1월 20일로 설정한 뒤 논평을 거부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업계의 점유율만으로는 시장 지배력을 평가할 수 없다”면서 “전체 시장 상황과 역학을 기반으로 시장을 평가하는 것도 중요한데 조선 시장은 구조적으로 1개 기업이 독점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는 EU의 우려는 유럽과 중동, 북아프리카 사이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운송하는 데 사용되는 LNG운반선에 집중된다고 진단했다. 유럽 ​​해운사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주요 고객이다.

EU집행위원회는 앞서 2019년 12월 양쪽의 기업 결합 심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등을 이유로 심사를 3번이나 미뤘다. EU가 거부권을 행사하면 지난 2019년 위원회가 독일의 티센크루프와 인도 타타철강의 합작 투자 계획을 차단한 이래 2년만의 후속 사례가 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9년 3월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지분율 55.7%)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 내 조선사들을 지배하는 중간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에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출자하고, 대신 한국조선해양 주식을 받는 방식이다. 이후 6개국에 기업 결합 심사를 요청했다. 싱가포르, 중국, 카자흐스탄의 승인을 받았고 EU와 일본, 한국의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남호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h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