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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시진핑 3기, 미·중 갈등 증폭 전망…한국, 첨단 기술 보유 강국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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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시진핑 3기, 미·중 갈등 증폭 전망…한국, 첨단 기술 보유 강국 만들어야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점차 격화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점차 격화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중국이 마침내 시진핑 3기 출현을 앞두고 있다. 덩샤오핑 이래 최고 지도자 2기 연임 제한을 폐지한 헌법을 개정한 이래 첫 수혜자가 이를 폐지한 당사자인 시진핑이다.

시진핑은 덩샤오핑 노선을 거부한다. 선대 지도자를 비판한 시진핑은 마오쩌둥을 지지한다. 자신을 마오쩌둥의 후계자로 불리기를 원한다.
시진핑 3기는 미중갈등이 더 증폭될 전망이다. 개선의 여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다면적이고 다층적으로 전방위적 첨예한 대립이 발생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한마디로 냉전보다 더 복합적 위기가 도래하고 있다.

1978년 이후 중국의 개혁‧개방과 90년대 초반 소련의 몰락으로 조성된 세계화의 흐름은 이제 끝나가고 있다. 새로운 블록화 질서가 도래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70%를 무역에 의존하는 우리에게는 분명 위기다.

시진핑 3기 출현 이후 수정된 세계전략 구상이 세상에 공개되면 그 노선이 더 확연하게 드러날 것이지만 중국은 이제까지 미국의 중국에 대한 비판에 대응해 화해와 협력, 중국의 패권 도전은 미국의 일방적 중국 규정하기라는 패러다임에서 탈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중국은 더 강력히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강력해진 대중국 압박전략과 시진핑 3기가 시작되면서 내놓을 세계 대전략은 두 강대국의 물러설 수 없는 패권 장악을 위한 장기전의 새로운 서막이 될 것이다.

양 강대국의 전략적 이해를 둘러싼 싸움은 안보와 시장이라는 영역에서 실리를 추구해 온 우리에게 큰 도전이다. 블럭화와 남중국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은 우리에게 실존적 위협이 된다.

이에 2020년 미국이 중국을 향해 내놓은 대전략을 다시 열어본다. 미국은 이 대전략 이후 중국과 거리두기, 글로벌 질서 속에서 전략적 행보를 가져가고 있다. 시진핑 3기 출현 이후 이 대전략은 다시 맞춤형으로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강대국들이 판을 다시 짜는 경쟁을 펼치는 순간에 우리가 명분과 실리를 잃지 않으려면 지혜가 더 필요해 보인다.

◇2020년 미국의 중국을 향한 대전략의 요지


미국의 대중국 전략 보고서(Unites States Strategic Approach tothe People’s Republic of China)는 2020년 5월 20일에 처음 발간된다. 미국의 2019년 국방수권법(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에 따라서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다. 대중 전략보고서는 국가안보전략서(National Security Strategy,NSS) 내용을 중국에 특화한 것이다. 원칙적 현실주의(principled realism) 기조하에 중국으로부터의 도전 과제와 미국의 이행방안을 제시한 문서다.

중국의 도전을 경제, 미국의 가치, 안보 등 3개 영역으로 크게 나누고 이에 맞서 본토 및 생활방식을 수호하고, 미국 번영을 증진하며, 힘(strength)을 통해 평화를 유지하고, 미국 영향력을 확대해 대응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이데올로기 경쟁으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자유주의 진영과 공산ㆍ권위주의 진영과의 대결임을 선언적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중국의 미국에 대한 도전이 단순히 경제와 군사적인 도전이 아니라 이념적 경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자유와 민주, 법치와 인권이라는 미국이나 서방의 가치를 공산주의 진영으로부터 사수하겠다는 의미다.

이러한 미국의 인식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호칭을 공산당의 최고 지도자를 일컫는 총서기로 일관되게 표기하면서 더 분명해진다. 대중 전략보고서는 시진핑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중국 공산당이 자유권 등 미국의 신념에 도전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WTO 체제 등 미국이 자유시장과 민주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세계질서에 편입하도록 도운 것에 대해 중국이 수혜를 누리면서도 이 체제 비판과 독자 노선을 고집하는 데 대한 결별을 고하고 있다.

체제 경쟁에서 중국과의 장기적인 전략적 경쟁을 미국의 주요한 우선순위로 규정하고, 국가안보를 보호하고 강화하기 위해서 외교ㆍ경제ㆍ정보ㆍ사법 및 군사적 요소를 비롯한 국력의 다양한 요소들의 통합을 분명히 밝히면서 동맹과의 연대를 통해 중국의 도전을 물리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중국 공산당의 활동에 대해 1)민주적 제도와 절차, 언론ㆍ출판ㆍ표현의 자유, 학술 사상 등을 훼손하는 정치적 영향력ㆍ정보활동ㆍ검열ㆍ선전 2)연구개발을 활용하기 위한 공개 정보 네트워크 사용 3)미국의 민감 산업에 접근하기 위한 시장접근과 투자를 비롯한 경제적 도구 이용 4)악성 사이버 공작 5)영향력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투자ㆍ인프라ㆍ개발 이용 6)미국 또는 미국의 동맹국 및 동맹국에 대한 군사적 활동ㆍ능력ㆍ방위시설ㆍ하이브리드전 수단의 이용으로 규정한다.

중국의 도전 과제로는 경제, 미국의 가치, 안보가 제시되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이 해야 할 대응 조치는 미국인ㆍ본토 및 생활방식의 수호, 미국의 번영 증진, 힘을 통한 평화유지, 미국의 영향력 확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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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미국은 그간 자제했던 중국 핵심 이익에 대해 중국이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말을 거침없이 하려고 한다.

대만에 대해 ‘대만관계법과 3개의 미중 공동성명에 근거’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지만 대만과 ‘강력한 비공식 관계’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제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 등 군사적 지원을 확고하게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후 미국은 트럼프 시대를 마감하고 바이든 시대가 열리면서 중국을 향한 대전략이 더 구체적으로 진행되었다.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와 희토류에 대해 미국 우선의 행정명령이 내려졌다.

반도체 첨단 기술의 대중 봉쇄와 견제가 법적으로 완비되었다. 중국에 대한 투자를 억제하는 법안도 마련되었다. 대만관계법도 상원에 제출되었다.

EU와 연대해 중국을 구조적 경쟁자로 규정하였고 IPEF도 체결하였다.

◇중국의 대응


중국은 시진핑이 전면에 나섰지만 사실상 공산당의 입장이 미국을 대체하는 중국식 사회주의 현대화가 새로운 국제사회의 모범적 질서라는 입장이다.

경제강국, 군사강국, 기술강국을 통해 2049년 글로벌 패권을 장악하겠다는 것이 중국 공산당의 세계전략이다.

중국은 장기전에서 결코 물러설 생각이 없다. 중국몽을 이루는 과정에 외세 개입과 간섭은 당연히 있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당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미국이 동맹과의 연대를 통해 중국을 봉쇄하고 견제하려는 흐름을 읽고 자신들도 권위주의 동맹과 연대를 강화하려고 한다.

장기전에는 과학기술, 에너지, 시장, 고급인력이 모두 필요하다. 중국은 더 성장하기 위해 성장에 필요한 자원을 더 확보할 속셈이다. 중국몽에 방해될 경우 ‘늑대전사 외교’를 통해 강압적 영향력을 구사할 것이다.

과학기술이 경제와 군사력의 승리에 핵심 동력이라는 판단 아래 이에 대한 투자를 더 확대하려고 한다.

◇우리의 대응은 실용과 명분


우리는 이념을 달리하는 양 강대국의 현실적인 첨예한 대결 앞에서 가급적 한쪽을 취사선택하는 막다른 길을 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만약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면 여타 중진국들의 대응을 면밀히 분석해 명분과 실리를 가급적 충족하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의 선택도 전략적이어야 하고 중장기적이어야 한다. 큰 전략적 목표를 분명하게 수립하고 시나리오를 마련해 사안별 전술을 통일적으로 일관되게 구사해야 한다.

국격을 지키면서 5000만 국민의 생존과 번영을 모두 생각해야 한다. 국가 대전략을 마련해 현재의 GDP를 더 키우고 산업도 더 첨단화하는 얕볼 수 없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들은 미국이나 중국 모두가 꼭 필요한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 미국은 물론 중국 기업들이 탐내는 1~2세대 앞선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만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우리의 생존을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