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KAIST 휴머노이드 v0.7 공개... 시속 13km 주행에 ‘문워크’까지 성공

글로벌이코노믹

KAIST 휴머노이드 v0.7 공개... 시속 13km 주행에 ‘문워크’까지 성공

자체 액추에이터 탑재, 테슬라 옵티머스보다 2배 빠른 기동성 확보
실시간 피드백 기반 ‘생각하는 몸’ 구현... 산업 현장 투입 가시화
고위험 시설 점검 및 물류 자동화 시장의 새로운 ‘K-로봇’ 강자 등극
개발된 KAIST 휴머노이드와 연구진. 사진=KAIST이미지 확대보기
개발된 KAIST 휴머노이드와 연구진. 사진=KAIST
글로벌 로봇 시장의 패러다임이 ‘두뇌(LLM)’ 중심에서 ‘신체(Hardware)’와 지능의 결합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가운데, 대한민국 로봇 기술의 자존심인 KAIST가 그 정점에 섰다.

미국의 기술 매체 디지털 트렌드(Digital Trends)는 지난 22일(현지시각), KAIST 역동적 로봇 설계 및 제어 연구실(DRCD)이 개발한 ‘KAIST 휴머노이드 v0.7’의 필드 테스트 영상을 집중보도하며 한국 로봇 기술의 도약을 타전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모델은 단순한 이족보행의 한계를 넘어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수준의 역동성과 정밀도를 동시에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터 ‘물량 공세’ 이긴 ‘정밀 제어’... 테슬라 옵티머스 위협하는 주행력


업계에서는 이번 KAIST v0.7의 등장을 두고 글로벌 휴머노이드 3강 구도에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기술 제원에 따르면, KAIST v0.7은 20kg의 하중을 견디면서도 시속 13km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다.

이는 테슬라(Tesla)의 ‘옵티머스’나 OpenAI가 지원하는 ‘피규어 02’의 보행 속도가 시속 4~8km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이러한 격차의 핵심은 KAIST 연구팀이 독자 개발한 ‘준직구동(QDD) 액추에이터’에 있다. 대량의 주행 데이터 학습에 치중하는 미국 기업들과 달리, KAIST는 기계 하드웨어의 물리적 한계를 극대화하는 제어 알고리즘에 집중했다.

영상 속 로봇이 선보인 매끄러운 ‘문워크’는 단순히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지면과의 마찰력과 무게 중심을 실시간으로 계산해내는 정밀한 토크 제어 기술의 결정체다.

국내 로봇 부품사 관계자는 "해외 선두 주자들이 소프트웨어의 '뇌'를 키우는 동안, KAIST는 뇌와 근육이 실시간으로 동기화되는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진단했다.

부품 90% 국산화 달성... 삼성·현대차와 실전 검증 돌입

KAIST v0.7은 로봇의 심장부인 액추에이터를 포함해 전체 부품의 90% 이상을 국산화하며 외산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특히 국산 부품 채택을 통해 제작 비용을 기존 대비 약 40% 절감하면서도 응답 속도는 15% 이상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독보적인 기술 자립도를 바탕으로 KAIST는 올 상반기 중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주요 제조 대기업의 물류 거점 및 반도체 라인에서 현장 실증(PoC)에 들어갈 계획이다.

실제 현장 투입을 앞둔 업계의 반응은 뜨겁다. 단순히 정해진 궤도를 움직이는 기존 로봇과 달리, KAIST 모델은 물리적 환경에 기민하게 반응할 수 있어 고위험 시설 점검이나 정밀 부품 이송 작업에서 즉각적인 ‘인적 쇄신’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 대기업 로봇 사업부 관계자는 "시속 13km의 주행력과 20kg 하중 지지 능력은 실제 공정 효율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수치"라며, 이번 상반기 실증이 K-로봇의 산업 현장 배치를 공식화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물리적 AI’의 실전 배치... 고위험 산업 현장의 인적 쇄신 가속화


KAIST가 제시한 ‘물리적 AI(Physical AI)’는 기존 인공지능의 한계를 정조준한다. 텍스트와 영상 데이터만 학습한 기존 AI가 실제 환경에서 예기치 못한 물리적 변수에 취약했던 것과 달리, KAIST의 시스템은 시뮬레이션과 현실 세계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융합한다.

장영재 교수가 주도하는 ‘협동지능’ 이니셔티브는 로봇이 복잡한 작업 환경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반응하며 협업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는 국내 산업계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는 물류 센터의 피킹(Picking) 작업이나, 화학 공장·원자력 발전소 등 고위험 시설의 유지보수 노릇에 최적화되어 있다.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기술이 단순한 공장 자동화를 넘어,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물리적으로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조직 슬림화’와 ‘생산성 제고’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026년 휴머노이드 ‘데스밸리’ 돌파의 분수령


글로벌 로봇 시장은 현재 시제품 단계를 지나 실제 경제적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실전 검증’의 구간에 진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보스턴 다이내믹스나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 사례에서 보듯, 국내 대기업들 역시 KAIST와 같은 원천 기술과의 접점을 찾는 데 분주한 처지다.

향후 승부처는 하드웨어의 강인함과 범용 AI의 지능을 얼마나 유연하게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KAIST 휴머노이드 v0.7이 보여준 ‘문워크’는 한국 로봇 산업이 글로벌 표준을 주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자, 기술적 우위를 증명하는 강력한 신호탄이다.

앞으로 이 로봇이 연구실의 아스트로터프를 벗어나 거친 산업 현장의 바닥에서 얼마나 안정적인 ‘역할’을 수행할지가 K-로봇 글로벌 패권 장악의 마지막 퍼즐이 될 것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