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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도, 8%대 성장률 기록하면 뭐하나…"실업률 너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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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도, 8%대 성장률 기록하면 뭐하나…"실업률 너무 높다"

7~8% 고공행진에 모디 총리 좋은 일자리 창출 약속 '공염불'

인도는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인도는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인도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국가 가운데 하나다. 가장 많은 인구와 넓은 국토, 계획경제에서 탈피해 해외자본 유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이후 강력한 국가성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해외자본이 인도에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각종 규제를 더 완화하고 투자하기 좋은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미‧중 경쟁과 코로나 봉쇄정책, 중국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이탈하면서 인도를 주요 투자의 후보지로 보고 있다.

인도는 8%대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경제국 가운데 하나이다. 하지만 인도의 문제는 상대적으로 높은 실업률이다.

모디 총리는 14억 인구를 가진 국가의 우선순위가 좋은 일자리를 충분히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공염불이 되고 있다.

특히 민간 부문이 불확실한 사업 여건으로 대규모 투자를 꺼리면서 일자리 창출이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암울한 직업 전망에 분노한 청년들이 여러 주에서 며칠 동안 철도 교통과 고속도로를 막고 일부 열차에 불을 지르면서 시위를 계속했다.

인도의 일자리 상황은 민간 조사기관인 인도 경제 모니터링 센터에 따르면 실업률이 5년 전 약 5%에서 현재는 7~8% 안팎을 맴돌고 있다.
일하고 있거나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을 계산하는 노동력 참여율은 6년 전 46%에서 현재 40%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의 비율은 약 62%이다.

부족한 일자리 때문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계층은 여성과 청년층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고용된 여성의 비율은 2010년 26%에서 2020년 19%로 떨어졌다.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 여성 노동력 참여가 2022년에는 9%로 감소하였다. 코로나 기간 동안 생계를 책임진 남성보다 여성들이 더 쉽게 일자리를 잃은 것이다. 지난 10월 기준 남녀 20~24세 그룹의 도시 실업률은 42%였다. 이는 중국의 16~24세가 약 18%인 것과 비교할 때 약 2.3배 높은 수치다.

인도는 매년 600여만 명의 대학생이 졸업하고 이 가운데 이공계가 대략 32%에 달한다. 인도 발전의 핵심 엔진이다. 하지만 이들의 생산성이 높지 않다고 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인도의 실업률이 높은 원인으로 열악한 교육 및 직업훈련 시스템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인도 현지 학위와 자격증을 가진 사람 절반 이하만 직장에서 요구하는 정도의 기술이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일자리를 얻지 못한 많은 구직자들은 학업을 계속하거나 기술을 익히거나, 농사를 짓거나, 집에 머물면서 가족 임대소득, 노인 가구 구성원이 받는 연금 또는 정부 보조금으로 생활을 겨우 영위한다. 특히 대다수 여성들은 가사, 요리, 연로한 친척과 아이들을 돌보면서 무보수 일을 하고 있다.

인도의 최대 강점은 14억 인구 절반이 30세 미만으로 젊다는 것인데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한 세대가 지나면 고령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40년에는 노동 연령층보다 59세 이상 고령층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인도가 중진국의 덫에 빠지지 않으려면 한 세대 이전에 첨단 고숙련 근로자들이 산업을 주도하는 국가로 발전해야 한다. 그래야 부자 국가로 진입할 수 있다.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에는 전 세계 최고의 기술기업들이 몰려 있다. 극소수의 우수 인력만 이곳으로 출근한다.

중국의 대체지로 인도를 생각하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 비해 뒤처지는 인프라와 관료주의, 고급 인력의 부족 같은 고질적인 문제를 거론한다.

모디 정부는 제조산업 육성을 위해 고등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맥킨지는 인도의 인구 변화를 고려할 때 2030년까지 대략 9000만 개의 신규 비농업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추정하고 있다.

인도가 미래에 더 강하고 역동적인 부자 나라가 되려면 더 많은 대학생과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 전공자가 양산되어야 한다. 글로벌 기업에 취업할 경우 더 선진적인 기술을 배우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명목 기준으로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이고, 구매력 기준으로는 세계 3위이다.

하지만 중진국을 거쳐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대부분 저숙련 산업을 극복하고 고숙련 산업국가로 발전해야 한다. 인도는 생산 3요소 가운데 자본은 답지하고 있지만 사람, 곧 고급 인력의 부족에 처해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