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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인구 12억명, 17개 도시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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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인구 12억명, 17개 도시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 위험"

경제 성장·지구 온난화에 따른 도시 지반 침하도 심각

홍수 피해가 난 길을 한 가족들이 짐을 가지고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홍수 피해가 난 길을 한 가족들이 짐을 가지고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
급속한 경제 발전으로 대도시의 지반 침하가 발생하고 지구 온난화와 기타 기후 변화로 인해 해수면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홍수와 기타 수질 위험이 아시아 도시에 거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아시아 인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12억 명이 홍수 피해의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수 및 기타 수해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시대의 경제 회복도 저해될 수 있다.
지난 10월 초 태국의 차오프라야 강(Chao Phraya River)이 범람해 방콕 근처의 사원과 주택이 범람했다. 홍수로 물이 허리 높이에 도달한 한 지역에 사는 55세의 한 주민은 "물이 평소보다 2~3배 높았다"고 말했다.

아시아에서는 대홍수가 빈번해 지반이 가라앉는 지반침하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미국 로드아일랜드대 연구팀이 2015~2020년 전 세계 99개 도시의 지반 침하율을 측정하기 위해 위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장 빨리 가라앉는 도시 20개 중 17개가 아시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52㎜가 넘는 가장 큰 침하는 중국 톈진에서 관찰되었다. 자카르타(34㎜), 방콕(17㎜) 등 동남아시아 대도시에서도 광범위한 침하가 관측됐다.

이 대학 해양학 대학원 부교수인 멍 매트 웨이(Meng Matt Wei)는 "침하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가 없으면 많은 지역이 예상보다 빨리 큰 홍수를 경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전 세계적으로 매년 2㎜ 이상 상승하는 동안 육지는 5배에서 20배 빠른 속도로 가라앉고 있다.

생활 및 산업 용도로 지하수를 너무 많이 추출할 때 침하가 발생한다. 아시아의 많은 대도시는 해안 저지대나 하구 근처에 있기 때문에 방치하면 1년에 몇 ㎝만 침하해도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자카르타의 60% 이상이 이미 해수면보다 낮다고 한다.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북자카르타 일부 지역에서는 연간 15~25㎝의 침하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 침하가 지속된다면 2025년까지 해수면 아래 4~5m까지 침하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난하고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국가들은 재앙적인 홍수에 가장 취약하다. 지난 6월 세계은행 고위 이코노미스트 등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8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러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그 중 70%인 12억4000만 명이 동남아시아에 거주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에 따르면 2010~2019년 홍수·폭우 등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는 1조3800억 달러로 지난 10년~2009년보다 50%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6월 중순 폭우와 홍수가 파키스탄을 강타해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고 3300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피해액이 400억 달러로 추정되는 파키스탄 기후 장관 셰리 레만(Sherry Rehman)은 홍수를 "전례 없는 기후 재앙"이라고 불렀다. 방글라데시, 중국, 인도에서는 수십 년 만에 가장 많은 폭우로 인해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자연재해가 빈곤 지역을 강타해 구호를 받을 수 없다면 그 영향은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

태국 해양학자인 아논드 스니드봉스(Anond Snidvongs)는 지반 침하의 원인은 지하수 추출에만 국한되지 않고 하천 퇴적물 공급에서 수로 준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또한 통제 없이 진행되는 매립지, 수로와 홍수로의 봉쇄, 인공 지하수 재충전과 같은 크고 작은 규모의 토지 침하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들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철저한 이해없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지반 침하보다 환경과 인류 사회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은 반세기 전에 효과적인 정책이 어떻게 지반 침하를 저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일본의 고도 경제 성장 기간 동안 도쿄는 일부 지역에서 매년 20㎝씩 땅이 가라앉는 등 세계에서 가장 빠른 침하율 중 하나를 경험했다. 그러나 국가가 지하수 추출을 제한하는 법률과 조례를 도입한 후에 침몰이 중단되었다.

현재 일부 국가에서는 훨씬 더 과감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는 2024년 보르네오 섬 동해안에 있는 신도시인 누산타라(Nusantara)로 수도를 이전하기 시작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정부에 따르면 수도 이전은 부분적으로 자카르타의 심각한 지반 침하로 인해 박차를 가했다.

아시아 국가들이 성장을 유지하려면 지반 침하를 막고 도시가 홍수 및 기타 자연 재해에 더 잘 견딜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