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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기아, 전기차 속속 출시 중국 만리장성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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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기아, 전기차 속속 출시 중국 만리장성 넘는다

기아 콘셉트 EV5.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기아 콘셉트 EV5. 사진=기아
2022년 자동차 산업 그룹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1분기에 2.4%에서 1.6%로 떨어졌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차 점유율이 전년 대비 하락한 시장은 중국이 유일하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현대차와 기아에게 가장 어려운 시장이기도 하다.

한국 자동차는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리나 장창 등 중국 브랜드들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때, 독일ㆍ미국 브랜드와 경쟁하면서 외국계 동급 차보다 3만~5만 위안 낮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것이 주효했다.
가성비가 우수하다는 긍정적 평가 속에 베이징현대 판매량은 2013년 이후 4년 연속 100만 대 이상 판매를 기록해 중국 자동차 업체 중 판매량 4위에 안착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양국 간 갈등이 빚어지면서 잘 나가던 한국 자동차에 제동이 걸렸다. 시장 점유율이 계속해서 하락하면서 실적 악화로 가는 전환점을 맞게 됐다.

중국자동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계 자동차(베이징현대와 둥펑웨다기아 자동차)의 중국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2016년의 7.35%에서 2021년 2.4%까지 감소했고, 2022년 1월에는 1.7%를 기록했다.

중국 자동차 업계는 한국계 자동차가 과거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저가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자칫 상표인지도 없이 싼 값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인식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연차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기는 어렵고 굳이 지금 나시 내연차에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도 없다. 이제 문제는 전기차에 있다.

하지만 전기차 시대에의 대응에도 뒤처졌다는 평가다. 2023년에 EV6를 시작으로 해마다 전기차 신차를 중국 시장에 출시해 2027년까지 총 6개 모델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국 테슬라와 비야디ㆍ리샹 등 토종업체가 각축 중인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을지는 업계 전망이 밝지 않다.
2022년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적으로 신차 394만4500대를 판매해 토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세계 3위를 달성하고, 기아 브랜드는 290만 대의 신차를 판매해 세계 단일 브랜드 중 7위에 올랐다.

분명 기술력과 제품력, 브랜드 매력을 갖추고 있다. 세계 최대의 단일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경우 2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기아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장수 성 위에다 기아(舊 둥펑 위에다 기아)가 있다.

기아는 중국에서 2016년까지 65만대 판매실적을 달성했으나 2020년에는 24만여 대, 2021년에는 15만여 대로 판매실적이 계속 줄고 있다. 지난해에는 9만여 대 판매에 그쳤다.

이와 같은 판매실적 부진을 해소하고자 기아는 중국 상하이에서‘기아 EV 데이’를 개최했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준중형급의 SUV 기아 EV5 전기차 콘셉트카를 처음 공개하며 중국 전기차 시장진출을 알렸다.

이와 함께 전기차 모델 EV6 GT를 올해 출시하고, 내년에 EV9 모델도 출시해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부진했던 판매량을 최신 전기차를 앞세워 극복해나 갈 계획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 팔린 전기차 802만대 중 63.3%가 중국 시장에서 팔렸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 시장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20.5% 증가한 30만6000대로 세웠다. 기아는 91.9% 증가한 17만 대 판매가 목표다.

이번 공개된 EV5 콘셉트카는 기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세 번째 전기차 모델로, 앞서 디자인이 공개된 대형 주력 전기차 SUV EV9보다 작은 준중형 SUV 전기차 모델이다.

앞으로 중국 전기차 시장에 기아는 EV5 전기차 콘셉트카를 올해 11월 양산될 예정이다. 오는 6월 EV6 전기차 모델 사전 예약과 8월 공식 출시를 시작으로 2024년 EV9 등이 중국 전기차 시장에 출시되어 부진했던 판매량을 회복할 예정이라고 한다.

성능 면에서 EV6 GT는 합산출력 585마력, 0~100km/h 가속 시간 3.5초, 최고속도 260km/h까지 도달할 수 있다. 이는 중국 브랜드가 달성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800V 플랫폼을 탑재한 모델의 계산에 따르면 초고속 충전 연결 후 18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이 차는 올해 유럽과 미국에서 최고의 혁신, 디자인 등 수상을 기록했다.

회사 계획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부터 매년 E-GMP 플랫폼 기반 순수 전기차를 출시하고 2027년까지 총 6종의 전기차를 출시한다. 2030년까지 기아차의 중국 판매 총량을 45만대로 목표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진출에 대해 기아의 각오는 대단하다. 판매와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전국 딜러 매장의 통합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대형 딜러 그룹과 협력하여 1, 2선 도시의 비즈니스 구역에 전기차 전시장 및 판매 채널을 구축하려고 한다.

에너지 보충 네트워크 측면에서도 사용자에게 가정용 충전 파일을 제공하는 것 외에도 기아는 셸과 협력하여 800V 급속 충전 파일과 전용충전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편, 기아차가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한국 차는 중국에서 전기차 양산 경험이 없다. 따라서 기아가 중국에서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고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려면 오랜 시행착오와 탐색을 거쳐야 한다.

한편 장쑤성 위에다 기아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기아차가 발표한 2022년 재무보고서에 자산 부채비율이 119%로 이미 부실 상태이다. 더 끔찍한 것은 현재 중국 시장에서 기아의 브랜드 이미지는 고급 제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