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일본, 반도체제조장치 등 23개 품목 중국 수출 추가 규제

공유
0

일본, 반도체제조장치 등 23개 품목 중국 수출 추가 규제

수출 관리 규제 대상 리스트 올라

IT기기판에 장착된 반도체 칩. 사진=닛케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IT기기판에 장착된 반도체 칩. 사진=닛케이 캡처
일본 정부는 31일(현지시간) 첨단반도체의 제조장치 등 23개 품목을 수출관리 규제대상에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들 제품에 대한 중국수출이 어렵게 된다.

이날 닛케이(日本經濟新聞)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미국이 슈퍼컴퓨터와 인공지능(AI)에 사용될 첨단반도체의 제조장치 등에서 중국행 수출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 이에 보조를 맞추는 조치를 내렸다.
각국의 산업경쟁력과 안전보장을 좌우할 반도체분야에서 전세계적인 분열이 더욱 심화돼왔다.

일본은 외국환 및 외국무역법(외위법)에 근거해 무기 등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민간생필품의 수출을 관리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외위법의 부처 법령을 개정해 23개 품목을 수출관리 대상으로 추가한다. 이들 품목들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경제산업성의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본 정부는 부처법령을 개정하기 위해 이날부터 국민의견을 응모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개정은 5월에 공포하고 7월에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부처법령 개정에는 중국 등 특정국가와 지역을 규제대상으로 거명하지 않는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산업상은 이날 각료회의후 기자회견에서 “특정 국가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니시무라 경제상은 다만 추가될 23개 품목은 우호국 등 42개국과 지역행을 제외하고 개별허가가 필요하게 되며 중국 등에 대한 수출은 사실상 어렵게 된다.

23개 품목에는 초미세 극자외선(EUV)관련제품의 제조장치와 기억소자를 입체적으로 쌓아올린 에칭장치 등이 포함된다. 연산용 로직반도체의 성능에서는 회로선폭 10~14나노(나노는 10억분의 1)미터 이상의 첨단제품의 제조에 필요한 장치다.

도쿄일렉트론과 SCREEN홀딩스, 니콘 등 10개사 정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니시무라 경제상은 기업실적에 대한 타격에 관해 “전체적으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지난해 10월에 도입한 규제는 14~16나노미터 이하의 로직반도체의 제조 등에 필요한 장치와 기술을 미국 상무부의 허가제로 두었다. 사실상 수출을 금지하게 됐다.

미국은 반도체제조장치에 강점을 가진 일본과 네덜란드에도 동조하도록 요구해왔다. 일본은 독자조치라고 설명했지만 미국조치에 보조를 맞추는 수출규제다.

리셔 스흐레이너마허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장관은 반도체에의 수출규제에 대해 “여름 전에라도 수출제한의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이미 EUV노광장치의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최첨단이 아닌 심자외선(DUV)노광장치의 일부도 수출규제의 대상에 추가할 방침이다.

전세계 반도체제조장치 시장은 1위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2위인 네덜란드 ASML, 3위인 도쿄일렉트론 등이 경쟁하고 있다. 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과 협조하게 되면서 첨단반도체 분야에서 서방측 진영과 중국과의 분열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일본이 새로운 규제를 도입한다면 중국이 보복조치를 취할 리스크가 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의 첨단반도체와 관련한 대중국 수출규제가 부당하다고 제소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