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현대차·기아 등 6700만대 ARC 에어백 리콜...'죽음의 에어백 사태' 재연되나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현대차·기아 등 6700만대 ARC 에어백 리콜...'죽음의 에어백 사태' 재연되나

ARC 인플레이터 결함 리콜 명령…이 회사는 소송으로 맞서
미국의 한 고속도로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한 고속도로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 정부가 현대차, 기아를 포함해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6700만대를 대상으로 대량 에어백 리콜 요구를 함으로써 '죽음의 에어백'으로 불렸던 일본 다카타 에어백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미국의 ARC 오토모티브사의 에어백 인플레이터(inflator)에 안전상 결함이 있다며 리콜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미국 테네시주에 본사가 있는 ARC는 에어백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

로이터는 ARC 에어백 인플레이터가 장착돼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제조업체는 GM, 크라이슬러 모기업 스텔란티스, 현대차, 기아 등 12개 사라고 전했다. GM은 12일 NHTSA의 지침을 받아들여 1백만 대가량의 차량을 대상으로 리콜하기로 했다. GM의 한 자동차가 올해 3월 충돌 사고로 에어백이 터지면서 파편이 튀어 운전자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NHTSA는 성명을 통해 “ARC 인플레이터가 장착된 에어백이 충돌 시 충분히 부풀어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터지면서 그 파편이 튀어 승객이 다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ARC는 미국에서 발생한 7건의 에어백 파열 사고를 근거로 제품에 결함이 있다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린 NHTSA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NHTSA는 “그렇다면 ARC가 미국에서 지난 18년 동안 6700만대에 사용된 에어백 모두가 결함이 없다는 점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로이터는 “NHTSA가 지난 2016년 캐나다에서 현대차에 장착됐던 에어백의 파편을 맞아 운전자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그 당시까지 이 회사 제품을 사용했던 800만 대의 차량을 대상으로 조사를 계속해왔다”고 전했다.
현대 글로벌모터스와 미국 ARC 오토모티브는 합작사인 현대 ARC 코리아를 2020년 11월 한국의 김천에 설립했었다. 미국 ARC 오토모티브는 1940년도에 설립자동차 부품소재 생산업체로 한국과 해외 자동차 기업에 자동차 에어백 핵심 소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전 세계 시장점유율 3위의 글로벌 기업이다.

현대 ARC 코리아는 2024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해 7만 7천19㎡ 부지에 지상 1층 2만㎡ 규모의 차량용 에어백 인플레이터 생산공장을 설립한다.

ARC 에어백 결함 문제가 제2의 다카타 에어백 사태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9년 일본의 다카타 에어백이 지나치게 강하게 폭발하면서 금속 파편이 튀어 탑승자에게 피해를 주는 결함과 관련해 미국인 22명 등 전 세계적으로 3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했다. NHTSA는 2013년 이후 다카타 에어백이 장착된 차량 6700만 대에 대해 리콜했다. 세계적으로 다카타 에어백 관련 리콜 건수는 1억 대가 넘어 안전 관련 리콜로는 자동차 산업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일본 다카타는 2017년 에어백 결함을 은폐한 혐의 등이 인정돼 유죄판결을 받아 벌금 10억 달러를 부과받은 뒤 경영난 등으로 도산했다.

NHTSA에 따르면 ARC의 인플레이터를 사용한 에어백 결함으로 지난 2009년 오하이오주에서 2002년형 크라이슬러 미니밴을 몰던 여성 운전자가 큰 사고를 당했으며 2004년형 기아 옵티마의 운전석 에어백이 오작동해 운전자가 다쳤다. 사고가 난 크라이슬러 미니밴은 '키 세이프티 시스템스'의 에어백을 사용했으며 기아 옵티마는 '델피 콥'의 에어백을 사용했는데 두 제품 모두 ARC의 인플레이터를 핵심 부품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었다.
NHTSA는 크라이슬러 미니밴에 대한 예비조사 결과 에어백을 팽창시키는 질산암모늄 가스가 흐르는 통로가 미확인 물질에 의해 막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하이오주 피해 여성 운전자는 사고 당시 에어백에서 금속 파편이 날아 와 가슴 여러 곳에 박혔으며 에어백이 찢어지면서 얼굴을 강타해 턱뼈가 세 군데나 부러졌다.

이런 에어백 사고 유형은 일본 에어백 제조업체 다카타 결함과 비슷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카타의 에어백도 질산암모늄을 추진 가스로 쓰고 있으며 에어백이 오작동하면서 인플레이터의 금속 파편이 운전자나 동승객에게 튀어 사고가 발생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