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로 대출 비용 급증…주택 건설 경기 침체로 공급난 부채질
이미지 확대보기세계 주요국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주거비 상승 사태에 직면했다. 주택은 값이 비싸 사기 어려운 상황에서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 중산층으로 도약하는 디딤돌로 작용했던 주택 소유는 어려워졌다.
문제는 고금리 사태 장기화 가능성이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언론에 “현재 미국에서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이자율이 7.4%가량이고, 향후 10년간 5.5% 이상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2021년 초까지는 2.65%가량이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주요 선진국에서 미국과 유사한 고금리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정학적인 요인도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부동산 시장이 위기를 맞은 것도 글로벌 부동산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 침체와 가격 하락으로 금융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 미국 등에서 이미 상업용 부동산의 채무불이행 사태가 시작됐다.
블룸버그 등 미국 언론은 지난 40년 사이에 미국에서 집을 사기가 가장 어려워졌다고 보도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기업인 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미국에서 주택을 사려면 중간가 기준 가계소득의 40%가량을 투자해야 한다. 이는 지난 40년 사이에 최고치다. 벤저민 키스 와튼스쿨 교수는 글로벌 주택 시장에 대해 “우리가 현재 초기 빙하기에 진입했고, 이 빙하가 가까운 장래에 녹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높은 모기지 이자율이 올해보다 내년에 더 심각한 주택시장 침체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 은행은 내년에 주택 거래가 1990년 초 이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10월 주택 거래량은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10월 미국 기존 주택 매매 건수는 379만 건(연율 기준)으로, 전월 대비 4.1%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4.6% 감소했고, 이는 지난 2010년 이후 최저치다. NAR은 고금리로 인한 주택 수요자의 지불능력 감소와 집값 상승세가 주택 거래량 감소의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10월 미국 기존 주택 중위가격은 39만1800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다. 모기지 이자율이 높으면 기존 주택을 팔고 이사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매물 부족으로 주택 가격이 오르고 있다.
올해 2분기 유럽의 주택 가격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1.1%, 전년 동기 대비)했으나, 전기 대비로는 소폭 반등해 조정 압력 완화 양상을 보인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은 주택 가격이 네 분기 연속 하락하며 누적 하락률이 전년 동기 대비 -9.9%를 기록했다. 독일 주택 시장의 수요와 공급은 모두 크게 위축되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