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력 부문은 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탈탄소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산업 부문은 상대적으로 뒤져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 전환이 요구되며, 그린 수소가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은 기후 변동에 대응하려고 전력 생산 과정에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태양광·풍력·원자력 등 친환경 에너지원을 사용하려고 노력 중이며, 산업·수송·건물 등 모든 부문에서 화석연료가 아닌, 친환경 에너지원이나 재생에너지원을 사용하려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린 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원이고, 다양한 형태로 변환이 가능하다. 전기차, 수소차, 연료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철강·화학·시멘트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 분야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어 잠재력이 크다. 이에 세계 각국은 그린 수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23년 11월 현재까지 발표된 그린 수소 생산 계획은 2030년까지 수전해 장치 1테라와트(TW) 규모에 달한다. 이는 2021년 말 대비 100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미국은 2030년까지 연간 1000만 톤의 그린 수소 생산이 목표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30GW 규모의 수전해 장치를 설치할 계획이다.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그린 수소 생산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2030년까지 연간 1000만 톤을 생산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2025년까지 60GW 규모의 수전해 장치를 설치할 계획이다.
중국의 주요 그린 수소 생산 기업으로는 중국국가전력공사(CGN), 중국석유화학공사(SINOPEC), 중국석탄공사(CNTY) 등이 있다.
한국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그린 수소 생산과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500만 톤의 그린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며, 2025년까지 10GW 규모의 수전해 장치 설치를 목표로 한다.
한국 정부는 2022년 7월에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그린 수소 생산 확대를 2030년까지 총 43조원 투자 계획을 세웠다.
한국전력공사와 SK E&S는 각각 2025년까지 10GW 규모의 수전해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며, 포스코와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도 생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 해외에서도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22년 10월에 호주와 공동으로 ‘그린 수소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호주는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해 그린 수소 생산에 유리하다. 2030년까지 연간 1000만 톤의 그린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며, 2025년까지 30GW 규모의 수전해 장치를 설치한다.
인도도 2030년까지 60~100GW 규모의 수전해 설비를 도입해 연간 500만 톤의 그린 수소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전해 장치 투자 계획에 힘입어 그린 수소 시장은 급격히 커질 전망이다. 캐나다 프레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28억 달러였던 이 시장 규모가 2032년에는 20배 정도인 약 45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청정수소 경제 규모는 2030년에 연 6420억 달러에서 2050년에는 연 1조4000억 달러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수소의 용도, 거의 모든 업종에서 활용 가능
이처럼 대량으로 생산되는 그린 수소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만 2030년 연간 총 2000만 톤의 수소의 용도를 상정하고 있다.
EU의 2030년까지 그린 수소 사용 계획에 따르면, 혼소는 총사용량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뒤를 이어 합성연료의 원료(30%), 제철 시의 환원제(20%), 화학품으로서의 암모니아 합성(10%), 연료전지(10%) 순으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혼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혼소란 천연가스 배관에 수소를 섞어 보내는 것을 말한다. 천연가스와 수소를 섞어 보내면, 화석연료의 사용량을 줄여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면서도 기존 가스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제철·화학·정유 등 거의 모든 업종에서 수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U 외 미국·한국·일본 중국 등에서도 제철·화학·시멘트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연료로 그린 수소를 사용할 예정이고, 수소차, 연료전지 발전소,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확대하기 위해 그린 수소 활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