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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128개 정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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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128개 정책 발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 "어린이 만성질환 위기 해결"…“불소 첨가 재검토·학교 급식 전유 확대", 살충제 규제는 업계 압력으로 완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이전에 불소화된 물에 대한 금지를 촉구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이전에 불소화된 물에 대한 금지를 촉구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정부가 어린이 건강 위기 해결을 목표로 한 종합 정책을 지난 9(현지시간) 공개했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끄는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기(MAHA) 위원회'는 이날 20쪽 분량 보고서에 128개 정책안을 담아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21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라 어린이 만성질환근본 원인을 조사하고 정책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지시에 답한 것이다. 케네디 장관은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28개 권고안 중 상당수는 제가 평생 꿈꿔왔던 것들"이라고 말했다.

◇ 백신 정책 바꾸고 식수 불소 다시 본다


보고서 핵심 가운데 하나는 새로운 '백신 체계' 개발이다. 백악관과 보건복지부는 백신 부상 해결과 '과학과 의학 자유 보장'을 포함하는 새로운 틀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케네디가 백신 정책 의견 차이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을 해고하는 등 이미 취한 조치를 이어가는 것이다.

식수 불소 첨가 정책도 다시 검토한다. CDC는 충치 예방을 위해 일반적으로 첨가하는 식수 불소 권고안을 검토하고 '치약으로 국소적으로 불소를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을 높일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케네디는 앞서 불소 첨가물 금지를 촉구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충치 예방을 위해 전국 26개 정수장에서 수돗물 불소농도를 0.8ppm 수준으로 조정하는 수돗물 불소농도 조정사업이 시행되고 있으나, 급수 인구는 전체의 약 3.3% 수준이다. 또한, 국내 치약은 식약처 규제로 인해 불소 함량이 대부분 1000ppm 이하로 제한되어 있으며, 미국, 유럽 등이 1350~1450ppm 수준인 것에 비해 낮은 편이다.

◇ 학교 급식과 식품 정책 바뀐다


식품 정책에서는 학교 전유 판매 제한을 없애 학교가 저지방 대안과 함께 전지방 유제품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식품의약국(FDA)은 식품 회사가 새로운 성분이 일반적으로 안전한지를 스스로 정하는 허점을 막을 예정이다.

연방 기관은 미국에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소비자 대상 처방약 광고를 규제하는 법률 위반도 단속할 계획이다. FDA는 또한 일부 MAHA 활동가들이 표적으로 삼은 자외선 차단제 규제 절차도 바꿀 예정이다.

◇ 살충제 규제는 완화…업계 압력 반영


그러나 지난 5월 예비 보고서에서 살충제와 제초제 사용과 어린이 건강 악화 사이 연관성을 언급했던 것과 달리, 최종 보고서에는 살충제 강력한 경고가 빠져 눈길을 끈다. 대신 승인 절차 개혁과 살충제 사용을 줄이는 '정밀 농업' 활용을 강조하는 데 그쳤다.

브룩 롤린스 농무장관은 "우리 농부들과 목장주들은 나, 그리고 가장 중요한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을 지지하고 그들 목소리가 들릴 것이라는 점을 안다"고 말했다. 이에 환경단체인 환경워킹그룹의 켄 쿡 회장은 "살충제 업계 로비스트들이 MAHA 위원회 의제를 압박한 것 같다"며 행정부가 살충제 회사에 굴복했다고 비난했다.

MAHA 액션 옹호단체 토니 라이언스 회장은 이 보고서를 "놀라운 성공 사례"라고 평가하며 "케네디 장관을 만성질환 전염병을 끝내고 모든 미국인을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자리에 놓아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 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 정책 변화가 식품·보건·농업 관련 기업에 규제·성분 기준 변화에 따른 제품 개발 및 마케팅 전략 조정을 촉발할 것이며, 불소 정책 불확실성으로 관련 치과용품 기업 주가 변동과 시장 재편을 조심스럽게 관측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