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판매 비중 지난해 7.3%에서 올해 9% 돌파 예상

미국에서 테슬라는 소수의 차종으로 이미 토요타 일부 베스트셀러 모델들을 앞지르고는 있다. 그렇지만 최근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면서 테슬라가 토요타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고 WSJ이 전했다. 이 신문은 “올해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증가했다”면서 “토요타가 고급 브랜드 렉서스 하이브리드 신차 등을 공급한 것이 그 요인 중의 하나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대신에 하이브리드를 찾는 이유는 무엇보다 가성비다. 대체로 전기차에 비해 하이브리드 차량의 가격이 저렴하다. 또한 전기차는 여전히 충전 문제를 안고 있다.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차량 프리우스를 선보인 지가 20년이 넘는다. 그러나 지난해에 전기차 판매가 65% 증가했으나 하이브리드 차량은 판매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 시대가 지나갔다는 성급한 평가가 나오기도 했으나 올해 들어 다시 자동차 시장 판도가 달라졌다.
토요타는 토요타와 렉서스 브랜드로 미국에서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모두 26종의 전기차 관련 차종을 판매하고 있다. 토요타는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전기·하이브리드 출시 차량이 45만 5000대로 1년 전보다 20% 증가했다. 테슬라는 미국 내 판매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모터인텔리전스 추산에 따르면 이 기간 테슬라의 출시 규모는 약 49만 3500대로 26% 늘었다.
머스크는 수익성이 줄어들어도 가격 인하 전략으로 물량 공세를 펴고 있다. 테슬라 순익은 올해 3분기에 44%가 감소했다.
미국에서는 다른 나라에서와 달리 전기차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에서 올해 판매된 전기차가 100만대를 넘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전기차 시장조사 업체인 아틀라스 퍼블릭 폴리시는 올해 미국에서 130만~140만대의 전기차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서 연간 전기차 판매량이 100만 대를 넘어서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이 예측이 맞으면 올해 미국 신차 판매량 가운데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9%를 기록한다. 올해 9월에는 전기차 비중은 11%에 달했다. 지난해 이 비중은 7.3%에 불과했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는 여전히 두 자릿수로 성장하고 있지만, 증가세는 둔화하는 양상이다. SNE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에 등록된 전기차는 약 1377만대로 전년(1054만대) 대비 30.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판매된 전기차가 61.3%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가 폭은 크게 줄었다. 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 팬데믹 기저효과 감소 등의 이유로 올해 전 세계 등록되는 전기차는 상반기 예측치보다 100만대 수준 줄어들 것으로 이 기관이 분석했다.
전기차 ‘지각생’이라는 평가를 받은 토요타는 지난 4월에 오는 2026년까지 10개의 전기차를 선보이고, 연간 150만 대를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2021년 12월 밝힌 2030년까지 30종의 전기차를 투입해 전 세계 연간 350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기존 목표의 절반 수준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