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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주식 액면 분할 급증...주가 상승 모멘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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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주식 액면 분할 급증...주가 상승 모멘텀 이어질까

2024년 3월 27일 도쿄의 행인들이 일본 닛케이 주가지수와 엔화 환율 시세 전광판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3월 27일 도쿄의 행인들이 일본 닛케이 주가지수와 엔화 환율 시세 전광판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일본 기업의 주식 액면 분할이 3월 말로 끝난 2023회계연도에 전년 대비 약 60% 급증했다고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증시에 상장된 총 191개 기업이 2023회계연도에 주식 분할을 발표했다.
주식 분할을 하면 기업의 시가총액에는 변함이 없지만 액면가를 낮춰 유통주식 수가 증가하게 된다. 이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진입 장벽이 낮아지며 거래 증가와 더 나아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신문에 따르면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된 4월 1일 주식 분할을 시행한 기업도 62개에 달했다. 이는 회계연도 시작 시점에 단행된 주식 분할로는 1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미쓰비시중공업, 스즈키 자동차 및 미쓰이 부동산이 사상 처음으로 주식 분할에 나섰다. 후지필름은 약 30년 만에 처음으로 주식 분할을 단행했다.

미쓰시비 중공업과 후지쯔는 10대 1로 주식을 분할했다.

2023 회계연도 전체 주식 분할은 2018년 도쿄증권거래소가 최소 거래 단위를 100주로 채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러한 주식 분할 증가는 일본의 개편된 NISA 비과세 투자 프로그램이 시작되면서 나온 것이다. NISA는 한국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일본판 제도다. 일본은 올해부터 NISA 통장을 통한 개인이 주식 투자 시 비과세 규모를 연간 360만엔(약 3200만원)까지 늘리고 비과세 기간을 무기한으로 연장했다.
주식 분할로 가격이 낮아진 주식에 개인 투자자들이 돈을 쏟아부으면서 실제로 거래를 촉진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닛케이는 2023년 4월 1일부터 올해 1월 1일까지 주식을 분할한 138개 기업의 올해 1분기 일일 거래량이 1년 전보다 7배 많았고, 프라임 시장 전체로는 약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NTT는 주식 거래량이 33배나 급증해다.

주식 분할로 해당 주식에 새로운 투자자들도 증가했다. NTT의 주주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57만 명으로 3월보다 약 70% 급증했으며, 대다수가 40대 이하다.

다이와 연구소의 세토 유키는 2012 회계연도부터 10년 동안 주식을 분할한 기업의 총주주 수가 다음 회계연도에 평균 6%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많은 애널리스트는 또한 2024 회계연도에 더 많은 주식 분할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모넥스의 수석 전략가인 타카시 히로키는 "더 많은 개인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싶은 회사들은 아마도 주식을 분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해 이후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닛케이 지수가 4만 선을 넘나드는 가운데 주식 분할 모멘템이 추가적인 증시의 랠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본 증시는 엔화 약세, 기업들의 실적 증가, 일본 정부가 추진한 개인들의 투자 촉진 정책 및 기업 거버넌스 개혁 등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닛케이 지수가 최근 1년 동안 40% 넘게 상승했다.

다만 일본 주식은 최소 투자금 측면에서 여전히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아마존, 애플의 주식을 모두 200달러 미만에 살 수 있지만, 일본 증시에서 도쿄 일렉트론의 주식을 사기 위한 최소 금액은 약 2만5000달러(약 3400만 원)에 달하는 등 현저히 많은 돈이 필요하다. 주식을 100주 단위로 거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