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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 미국 기업들 환호에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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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 미국 기업들 환호에 '찬물'

달러 상승으로 수익에 악영향 받는 기업 증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 달러화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 달러화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 기업들이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바로 달러 가치 상승이다.

많은 시장 참여자들은 투자자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모두 2024년에 계획한 금리인하로 인해 달러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금리인하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미국 달러지수는 2024년에 4% 상승했고, 지난 3년 동안 약 16% 치솟았다.
10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러한 달러 가치 상승은 미국 경제의 상대적 강세를 반영하지만, 일부 기업들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통화의 강세는 다국적 기업이 해외 수익을 달러로 전환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을 발생시키는 동시에 수출업체 제품의 경쟁력도 손상한다.

달러 강세의 영향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의 추정에 따르면, 달러 가치가 전년 대비 10% 상승할 때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수익이 약 3% 감소했다.

최근 분기의 달러 강세는 기업 이익이 견조한 시기에 나타났다. 하지만 애플, IBM, P&G 등 일부 기업들은 외환 변동으로 인해 수익에 악영향을 받았다고 보고했다.

앤드루 게이지(Andrew Gage) 재무 및 금융 솔루션 회사 키리바(Kyriba)의 수석 부사장은 달러 강세가 "많은 경악을 불러일으켰다"며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재무팀에 달러 강세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을 더욱 부지런히 관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인하 예상 변화

달러 가치 상승은 미국 경제의 강세에 힘입어 연준이 올해 금리를 얼마나 인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를 약화시키고 있다. 투자자들은 2024년 금리인하를 약 50bp(1bp=0.01%)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연초 예상되는 150bp보다 낮은 수치다.

모든 S&P500 기업이 달러 변동에 똑같이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팩트셋의 데이터에 따르면 정보 기술, 재료 및 통신 서비스 부문은 해외 수익이 각각 57%, 52%, 48%에 달해 해외 수익 노출이 가장 많은 분야로 꼽혔다.

헤징 전략


환율 변동으로 인해 수익이 크게 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업에서는 선도 계약과 옵션 계약을 포함한 다양한 헤징 전략을 사용한다.

외환 위험 관리에 대해 기업에 조언하는 일부 회사는 최근 몇 주 동안 헤징 활동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통화 시장이 조용해지면서 달러 가치가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에서는 헤징이 덜 긴급한 문제가 됐다.

달러 중기적으로 약세


BofA 글로벌 리서치의 분석가들은 달러가 결국 중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믿지만 "전환점을 맞추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들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달러화 상승 위험을 헤지하려는 미국 기업의 사례가 실질적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는 미국 경제의 강세를 보여주는 지표이지만, 동시에 일부 기업들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향후 달러 가치 변동은 기업들의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