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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파생상품 이용 선거 베팅 전면 금지 추진…논란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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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파생상품 이용 선거 베팅 전면 금지 추진…논란 격화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선거의 신성함 훼손 우려 제기

미국 규제 당국이 1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붙는 오는 11월 대선 결과 예측 베팅 사이트 운영을 금지하기로 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규제 당국이 1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붙는 오는 11월 대선 결과 예측 베팅 사이트 운영을 금지하기로 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파생상품 규제 당국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파생상품을 이용한 선거 결과 베팅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CFTC는 10일(현지시간) 위원 표결에서 찬성 3, 반대 2로 선거를 포함한 이벤트 베팅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 위원회는 대선, 총선, 지방 선거 결과 베팅이 선거의 신성함을 훼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CFTC가 선거 결과 베팅을 완전히 금지하려면 커미셔너 표결 등 남은 절차를 마쳐야 한다. 현재 미국 정치권에서 이벤트 베팅 금지 문제를 놓고 찬반양론이 격돌하고 있다.
CFTC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 또는 인하, 틱톡 퇴출 성공 여부, 달 착륙 성공, 오스카상 수상자 등과 같은 실제 이벤트 결과를 기반으로 한 파생상품 계약에 관감독 강화를 논의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유럽에서 대선 결과 예상 등을 놓고 베팅 사이트가 개설돼 일반인들이 돈을 걸고 도박을 할 수 있다. 선거 베팅 사이트 데이터는 언론사, 경제 전문가, 정당, 증권 회사 등이 널리 활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선거 베팅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 현행법에는 베팅의 대상으로 삼으면 안 되는 분야로 전쟁, 테러, 암살, 게이밍(gaming) 등이 규정돼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여기서 게이밍의 범위를 어떻게 규정할지가 논란의 초점이다. CFTC 일각에서는 게이밍의 범위에 선거, 수상식, 스포츠 관련 행사 등이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CFTC는 지난해 9월 미국의 베팅 플랫폼인 '칼시'(Kalshi)가 미국 상·하원의 다수당 예측 관련 상품을 상장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 기관은 불법 도박과 공익에 적합하지 않은 활동은 베팅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칼시는 이 결정이 CFTC의 규제 권한을 넘어선 조처라며 지난해 11월 소송을 제기했다. 칼시는 현재 물가 상승률, 날씨, 경제 성장률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베팅할 수 있는 플랫폼을 출시해 놓고 있다.

미국에서 대선 결과 예측 베팅 사이트를 운영하는 대표적인 곳은 프리딕트잇(PredictIt)이다. 뉴욕 타임스(NYT)는 지난달 12일에 프디릭트잇 사이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몇 달 동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렸으나 4월 중순에 드디어 역전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그렇지만, 이 사이트에서 두 후보가 치열하게 경합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NYT가 지적했다.

미국 최대 투자 은행 골드만 삭스는 프리딕트잇 통계를 근거로 지난달 현재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승리하면 가장 먼저 감세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골드만 삭스가 밝혔다.

지난 2020년 미국 대선 당시에는 바이든과 트럼프 중 누가 승리할지 맞히는 베팅 액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었다. 그해 11월 대선 직전에 영국 최대 베팅업체 베트페어 내에서 대선 승부 관련 배팅 액수는 2억2000만파운드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로 올라갔다. 해당 액수는 4년 전 트럼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간에 치러진 대선 관련 베팅 총액인 1억 9900만 파운드를 뛰어넘은 수치다. 당시에 베팅업계가 예측한 승률은 바이든 후보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었다. 베트페어 익스체인지는 바이든의 승률을 66%, 트럼프 대통령의 승률을 35%로 전망했었다.

미국에서는 스포츠 베팅 업체들이 성업하고 있다. 온라인 전문 스포츠 베팅 업체인 드래프트킹스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11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드래프트킹스는 2024 회계연도의 매출이 5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스포츠 베팅은 돈을 걸고 각종 스포츠 경기 승부를 예측하는 일종의 도박 게임이다.

현재까지 미국에서는 50개 주 중에서 38개 주와 워싱턴 DC가 스포츠 베팅을 합법화했다. 미국에서는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네바다주를 제외하고 나머지 49주가 스포츠 베팅이 법으로 금지했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이 2018년 이 법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림에 따라 각 주 정부와 의회가 앞다퉈 스포츠 베팅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