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캄보디아와 경쟁 속 스마트 공장 확산...여성 노동자 비율 85%→57% 급감
이미지 확대보기방글라데시 의류 산업이 자동화와 디지털 감시 시스템 도입으로 생산성은 향상됐지만, 노동자들 특히 여성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각) 레스트 오브 월드(Rest of World) 보도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들은 베트남과 캄보디아와의 경쟁 심화로 자동화와 감시 기술을 도입해 생산량을 늘리고 인건비를 절감하고 있다.
H&M과 게스를 포함한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는 방글라데시 대기업 팀 그룹(Team Group)의 전무 이사 압둘라 힐 라키브(Abdulla Hil Rakib)는 "니들(Nidle)과 반자동 기계를 설치한 후 생산량이 최대 10%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니들(Nidle)'은 "유휴 상태 없음"의 줄임말로, 작업자의 생산량과 비활동 시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장치다. 재봉틀 위 태블릿 크기의 스크린은 노동자의 생산 목표와 진행 상황을 표시하며, 목표에 미달하면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약 300만 명의 의류 노동자들이 작년에 1조 7천억 달러 규모의 패스트 패션 산업을 지탱했다. 방글라데시 수출진흥국에 따르면 의류 산업은 지난해 방글라데시 수출 500억 달러의 77%를 차지했다.
의류 근로자의 기술을 향상시키는 산업 교육기술 회사인 시미 테크놀로지스(Shimmy Technologies)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다카의 20개 공장 중 80%가 향후 2년 이내에 반자동 기계를 구매할 계획이다. 각 기계는 1명에서 6명의 근로자를 대체할 수 있으며, 조사에 참여한 가장 큰 공장은 인력의 22%를 감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카에 있는 정책대화센터(Centre for Policy Dialogue)의 연구 책임자 콘다커 골람 모아젬(Khondaker Golam Moazzem)은 "방글라데시에서는 경제 발전으로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저임금 공장 일자리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남아있는 노동자들은 더 나은 임금과 근로조건을 요구하고 있다"며 "공장 소유주들은 이러한 비용 부담을 피하기 위해 노동자 대신 기계를 도입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레스트 오브 월드에 말했다.
자동화는 특히 여성 노동자에게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2023년 의류 노동자 중 여성은 57%에 불과했으며, 이는 1991년 85%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다. 정책대화센터의 모아젬은 "남성 노동자들은 여가 시간이나 주말에 공장 밖에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더 좋은 기회를 얻는다"며 "여성들은 가사와 육아로 인해 추가적인 기술 훈련을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노동자들은 자동화 기기 도입 이후 업무 강도가 크게 증가했다고 호소한다.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익명을 요구한 35세의 공장 노동자는 2022년 니들 설치 후 생산 목표가 75%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각 근로자는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받는다. 압력이 끊이지 않아 난로 위에서 끓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방글라데시 의류 및 산업 노동자 연맹의 사무총장 바불 악타르(Babul Akthar)는 "이러한 장치의 사용은 기계의 자동화된 속도와 인간의 능력 사이에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여성 노동자들이 자동화에 대처할 수 없게 되고 있다"고 말했다.
H&M, 유니클로 등의 의류를 생산하는 우르미 그룹(Urmi Group)의 정보 기술 담당 부총괄 책임자인 카지 에테샴 샤히드(Kazi Ehtesham Shahid)는 "구매자들은 이러한 자동화를 특히 선호한다"며 "패션 브랜드가 제공하는 단가는 충분하지 않아 인력을 줄이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비영리 단체인 방글라데시 노동자 연대 센터(Bangladesh Center for Workers Solidarity)의 회장인 칼포나 악터(Kalpona Akter)는 "우리는 기술의 사용을 원하지만, 그것은 착취적이 아니라 노동자 친화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