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 전환 가능성 높아
미-일 금리 격차 축소로 저평가된 엔화에 투자자 관심 증가
미-일 금리 격차 축소로 저평가된 엔화에 투자자 관심 증가

지난 13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된 투자 자문사인 브랜디와인 글로벌(Brandywine Global)의 'Around the Curve'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시장의 불확실성 증가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엔화에 대한 매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보고서는 "일본의 물가 상승 문제는 본질적으로 구조적"이라면서 "이 때문에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선진국의 다른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더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이가 엔화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파이낸스 LP의 2025년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중반 이후 미국과 일본의 2년 만기 국채 금리 차이가 감소하면서 미 달러 대비 엔화 환율(USD/JPY)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두 국가 간 금리 차이가 축소될수록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일반적인 패턴을 반영한다.
브랜디와인 글로벌은 "일본은행이 올해 말까지 일본의 물가 상승 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엔화는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며 "물가 상승이 계속 가속화되거나 엔화가 추가로 가치가 떨어질 경우 더 빨리 해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위험 시장의 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매수 수요 확대가 엔화 가치 상승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서 집계하는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엔화에 대한 투자 포지션이 가치 상승을 예상하는 매수 포지션 확대로 전환되었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 엔화는 시장 위험 선호도가 높아질 경우 최근의 상승세를 일부 반납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과 일본 간 금리 격차의 축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중기 전망은 바뀌지 않았으며, 이는 결국 엔화 강세를 지속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시장이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추세가 심화되면 엔화는 더 빠른 가치 상승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브랜디와인 글로벌은 일본 국채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를 유지하고 있지만, 엔화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중반 저금리 통화인 엔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전략인 엔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어 시장을 뒤엎었던 사건과는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은 다소 탄력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새 행정부의 무역 및 이민 정책이 미국의 성장과 노동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통화 가치는 일반적으로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차이를 반영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그 금리 차이는 점차 축소되는 추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