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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 자동차, 트럼프 관세 대응해 미국 판매 가격 인상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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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 자동차, 트럼프 관세 대응해 미국 판매 가격 인상 검토

일본 자동차사 중 첫 가격 조정 움직임... 관세로 3억 4천만 달러 비용 증가 예상
미국 항구 수입 중단·선적 동결 조치... "재고 수준·경쟁사 동향 따라 시기 결정할 것"
미쓰비시 자동차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쓰비시 자동차 로고. 사진=로이터
미쓰비시 자동차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이는 일본 자동차 회사로서는 첫 번째 대응 조치가 될 전망이라고 10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미국 자동차 제조사 포드는 이미 멕시코에서 생산된 미국행 차량의 가격을 인상했으며, 다른 제조사들도 관세로 인한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이러한 움직임을 따를 가능성이 있다.

미쓰비시는 아웃랜더와 아웃랜더 스포츠 SUV를 포함해 미국 시장에서 6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회사는 관세 대응 방안으로 미국 항구로의 완성차 수입을 중단하고 대리점으로의 선적도 동결했다. 현재 미국 내 대리점에는 약 100일 분량의 재고가 확보되어 있다.

미쓰비시 측은 가격 인상의 규모와 시기는 재고 수준과 경쟁업체들의 움직임을 지켜본 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은 물론 일본과 유럽 등 동맹국 수입품에도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는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2026년 3월로 끝나는 회계연도에 비용이 500억 엔(약 3억 4,400만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는 이 중 200억 엔을 가격 인상과 판매 인센티브 축소 등의 비용 절감 조치를 통해 상쇄할 계획이다.

또한, 미쓰비시는 관세로 인한 글로벌 소비 감소로 미국 외 지역에서의 판매가 100억 엔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회계연도에 관세로 인해 400억 엔의 영업이익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 감소한 1,000억 엔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대응은 엇갈리고 있다. 포드가 5월 초 멕시코에서 생산된 미국행 차량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닛산자동차는 6월 2일까지 가격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 후 시장 수요에 따라 재평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요타 자동차와 혼다 자동차는 당분간 현재 가격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고율 관세가 지속될 경우 결국 모든 자동차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에 현지 생산 공장이 없거나 생산 물량이 적은 회사들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쓰비시의 가격 인상 검토는 일본 자동차 업체 중 첫 사례가 될 수 있어 다른 기업들의 후속 대응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소비자들이 결국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을 부담하게 되면서 자동차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향후 미국과 일본 정부 간 무역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자동차 관세 상황은 변동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강경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돼 자동차 업계의 대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