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무역전쟁 격화로 中 공장도 디플레이션 심화... 수출 약화 우려

글로벌이코노믹

무역전쟁 격화로 中 공장도 디플레이션 심화... 수출 약화 우려

4월 생산자물가 6개월래 가장 가파른 하락... 소비자물가도 3개월 연속 하락세
장기화된 주택침체·높은 가계부채에 무역장벽까지... "적극적 재정정책 필요" 목소리
한 고객이 베이징에 있는 슈퍼마켓의 야채 코너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장기화되는 주택시장 침체, 높은 가계부채, 고용 불안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소비자 지출을 끌어내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한 고객이 베이징에 있는 슈퍼마켓의 야채 코너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장기화되는 주택시장 침체, 높은 가계부채, 고용 불안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소비자 지출을 끌어내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디플레이션 압력이 무역전쟁 발발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4월 공장출고 가격은 6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고, 소비자물가도 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미국과의 무역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2.7% 하락했다. 이는 3월의 2.5% 하락보다 더 악화된 수치로, 경제학자들의 예측치인 2.8% 하락보다는 소폭 낮았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0.1% 하락해 3월과 동일한 감소폭을 기록했으며, 이는 시장 예측과도 일치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연료 가격을 제외한 4월 근원 인플레이션은 전년 대비 0.5% 상승해 3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장기화된 주택시장 침체, 높은 가계부채, 고용 불안 등 내부적 요인들이 투자와 소비자 지출을 제약하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발발하면서 수출 전망까지 악화됨에 따라 중국 경제는 내외부적 난관에 동시에 직면하게 됐다.
핀포인트 에셋 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장즈웨이는 "중국은 여전히 지속적인 디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수출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몇 달 동안 압력이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이 무역협상에서 진전을 이루고 관세를 인하한다 하더라도, 관세가 4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낮다"면서 "내수를 늘리고 디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다양한 부문에 걸쳐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광범위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지난주에는 금리 인하와 대규모 유동성 투입을 포함한 다양한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무역전쟁으로 인한 수출 감소와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과 소비자 신뢰지수가 위축되면서 정부의 부양 효과가 상쇄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세계 양대 경제대국 간 무역전쟁이 수출에 부담을 주자 JD.com과 알리바바 소유의 프레시포를 포함한 중국의 거대 소매업체들은 수출업체들이 국내 시장으로 선회할 수 있도록 지원 조치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국내 시장의 경쟁을 더욱 심화시켜 가격 하락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이유로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중국 정부의 공식 목표인 5%보다 낮게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경제가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내수 중심의 성장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편, 10일부터 스위스에서 미·중 무역 회담이 시작됨에 따라 양국 간 무역 갈등이 일부 완화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설사 협상에서 진전이 있더라도 단기간 내 무역 관계가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디플레이션 압력은 글로벌 공급망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세계 경제에도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이 저가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쏟아낼 경우, 주요국의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어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