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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하원의원, 트럼프 탄핵 추진했지만 당내 반발에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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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하원의원, 트럼프 탄핵 추진했지만 당내 반발에 철회

슈리 타네다르 민주당 하원의원(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슈리 타네다르 민주당 하원의원(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했으나 당내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 결국 표결 없이 철회됐다.

15일(이하 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진보 성향의 슈리 타네다르 민주당 하원의원(미시간주)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 결의안을 최근 발의했으나 민주당 지도부와 다수 의원들의 반대에 밀려 본회의 표결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타네다르 의원은 “오늘은 표결을 강행하지 않겠다”며 “대신 탄핵 사유를 추가하고 초당적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인도 태생의 타네다르는 총기 규제 강화, 낙태권 보호, 보편적 건강보험 확대, 투표권 보장 등 진보적인 정책을 주요 의제로 삼아왔고 미국교사연맹(AFT), 미시간 AFL-CIO 등 진보 단체들의 지지를 받았다 .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하고, 뇌물과 부패, 사법 방해, 전횡을 저질렀다며 총 7가지 탄핵 사유를 담은 결의안을 지난달 28일 하원에 발의했다. 타네다르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 정부로부터 차기 에어포스원을 무상 제공받기로 했다는 계획 역시 이해충돌 문제라며 탄핵 사유에 추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이라는 이유로 비판을 미뤄서는 안 된다”며 “이번 순방은 사적 사업과 공적 책무가 뒤섞인 상징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중동 순방 중이며,이는 그의 두 번째 임기 중 첫 해외 순방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타네다르의 시도를 전면 비판하고 나섰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인 캐서린 클라크 의원은 15일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공화당이 제출한 탄핵안 기각 동의안에 민주당 지도부도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원 법사위원장을 지낸 제리 내들러 의원은 같은 날 당내 회의에서 “타네다르의 시도는 멍청하고 끔찍하다”고 강하게 비판했고 이 발언은 회의장에서 박수를 받았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과거 민주당은 탄핵 문제에서 항상 신중한 전략을 취했다”며 내들러의 입장에 공감했다. 악시오스는 타네다르가 일부 의원들의 동의 없이 이들을 공동발의자로 올렸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하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이번 시도가 정략적인 행동이자 정작 당이 집중해야 할 사안에서 시선을 돌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피트 아길라르 민주당 하원의원은 “지금 중요한 건 공화당이 건강보험과 아동 영양지원 예산을 삭감하려는 움직임”이라며 “이같은 결의안은 시의성도 전략적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타네다르의 탄핵 시도를 강하게 비난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은 X에 올린 글에서 “과거 실험실을 닫으며 비글들을 방치한 인물이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겠다니 민주당은 정말 자랑스러울 것”이라며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 의혹과 2021년 1·6 미 의회 의사항 폭동 사건으로 각각 하원에서 두 차례 탄핵됐지만 모두 상원에서 무죄로 끝났다. 이번은 그의 세 번째 탄핵 시도였지만 본회의 표결도 이뤄지지 못한 채 무산됐다.

타네다르는 인도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한 배경을 언급하며 “나는 미국을 사랑하고 헌법과 제도를 지키고 싶다. 중요한 건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옳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