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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무역전쟁에 대응해 '내수 경제' 강화 전략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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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무역전쟁에 대응해 '내수 경제' 강화 전략 가속화

"국내 순환" 정책으로 외부 관세 충격 취약성 줄이기 목표
리창 총리 "글로벌 불확실성 상쇄 위해 내부 안정성·장기 성장 잠재력 활용해야"
중국은 외부 관세 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줄이고 더 강력한 국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은 외부 관세 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줄이고 더 강력한 국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잠정적 휴전 상태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외부 관세 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줄이고 더 강력한 국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국영 통신사 신화사에 따르면, 리창 중국 총리는 16일 중국이 '국내 순환'을 강화하는 데 개발 전략의 중심축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순환'은 통합된 국내 시장을 창출하여 국가의 경제적 자립을 강화하는 개념이다.

딩쉐샹 부총리가 주재한 국무원 회의에서 리 총리는 "중국은 경제의 내부 안정성과 장기 성장 잠재력을 활용하여 증가하는 글로벌 불확실성을 상쇄하고 중국의 발전을 꾸준한 궤도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중국과 미국은 향후 90일 동안 상호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축소하기로 한 임시 합의에 도달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립이 오히려 중국의 내수 확대와 해외 무역 의존도 감소 노력에 긴급성을 더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핀포인트 에셋 매니지먼트의 장 즈웨이 사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는 현재의 탈세계화 추세를 감안할 때 중국이 더 이상 수출을 지배적인 성장 동력으로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지도부가 '국내 순환' 개선의 필요성을 수년간 언급해 왔지만, 이제는 그 의제를 추진하기 위해 "더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순환' 개념은 2020년 베이징에 의해 처음 도입되었으며, 이때 지도부는 더 광범위한 "이중 순환" 전략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이는 중국이 국제 무역과 투자에 개방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강력하고 자급자족할 수 있는 국내 시장이 경제의 "버팀목"이 되어 외국 관세나 수출 통제에 대한 취약성을 줄이는 전략이다.

16일 회의에서 리 총리는 통일된 국내 시장 구축, 기술 혁신의 산업적 적용 촉진, 더 강력하고 자급자족적인 공급망 구축, 국내 소비의 약점 해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무역전쟁의 영향을 받은 중국 수출업체에 대한 표적 지원과 함께 국내 시장과 국제 시장 간의 더 강력한 연결을 촉구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쉬톈첸 중국 선임 경제학자는 국내 수요를 촉발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사회보장제도 개선과 같은 장기적인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가질 때에만 더 기꺼이 돈을 쓸 수 있을 것"이라며, "재정 부양책도 도움이 되지만 개혁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쉬 교수는 또한 중국이 "비국영 기업에 더 많은 부문을 개방하여 규제를 완화하고, 사람과 자본의 흐름을 더 쉽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이미 구체적인 조치들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통일된 국가 기술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기술 서비스 부문을 업그레이드하며, 업계에서 인공지능 적용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14일에는 중국인민은행과 과학기술부를 포함한 7개 정부 기관이 기술 혁신을 위한 재정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계획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15개 항으로 구성된 이 문서는 국가 벤처캐피털 안내 펀드를 설립하고,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대출 시설과 같은 구조적 통화정책 도구를 활용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지방 당국이 정부 투자 기금을 통해 초기 단계, 소규모, 장기 및 하드 테크 프로젝트로 자본을 유도할 것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러한 정책 전환이 단기적 관세 문제를 넘어 장기적 경제 구조 재편을 목표로 한다고 분석한다. 중국은 국내 소비 증진, 기술 혁신 강화, 산업 공급망 자립 등을 통해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같은 외부 충격에 덜 취약한 경제 구조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