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고객 못 잡으면 14A 개발 멈춘다… 반도체 기술 주도권, 마지막 고비

지난 25일(현지시각) 톰스하드웨어 보도에 따르면, 인텔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식 보고서를 통해 내부 수요와 더불어 주요 외부 고객 확보가 어렵다면 14A와 이후 공정 노드 개발을 잠정 중단하거나 늦출 수 있다고 알렸다. 이 같은 상황은 반도체 시장에서 TSMC와 삼성전자 등 대형 파운드리 기업이 기술 주도권을 확고히 해가는 흐름과 맞물리며, 산업 전반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보도에 따르면, 인텔은 ‘18A’와 ‘18A-P’ 노드 개발에는 투자를 이어가지만, 14A 공정은 내부와 외부 고객 확보 여부를 따져서 사업성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인텔 최고경영자(CEO) 립부 탄은 투자자 회의에서 “14A 공정 개발은 주요 외부 고객 확보와 내부 수요 달성 여부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며 “고객에게 안정적인 성능과 수율을 제공해 고객 수익에 기여하는 것이 우리 책임”이라고 말했다.
◇ 7억 6000만 달러 투자되는 고NA EUV 장비…회수 불확실성 커져
이처럼 막대한 초기 투자금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인텔이 외부 대형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 장비 투자회수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인텔은 현재 14A 공정에 내부 제품 한두 개를 계획하고 있지만, 외부 고객 확보 없이는 개발 중단도 검토하고 있다. 만약 14A 개발이 멈추면, 고집적·고성능을 요구하는 제품은 외부 파운드리(주로 TSMC)에 맡기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인텔이 14A와 후속 노드를 중단하면, 2030년까지는 대부분 제품이 18A-P 노드에서 생산될 것”이라며 “이러면 첨단 공정 주도권이 더욱 TSMC와 삼성에 쏠리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인텔이 14A를 포기하면 자체 생산이 줄고 외부 파운드리에 의존하는 수준이 늘어날 수 있어서 마진 변화 등 사업 구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텔의 결정은 첨단 반도체 시장에서 치열한 고객 확보 경쟁과 비용 부담 증가라는 현실을 반영한 대응으로, 앞으로 반도체 산업 지형 변화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