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국부펀드와 딜, 연 매출 40억 달러 쑥…AI 투자전쟁 재점화

2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두고 올해 초 10억 달러(약 1조3800억 원)에서 최근 40억 달러(5조5000억 원)까지 껑충 뛴 연 매출, 지난 3월 615억 달러(약 85조700억 원)에서 두 배 넘게 오른 기업가치 등 성장 곡선이 예사롭지 않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이번 투자를 통해 최소 30억 달러(약 4조1400억 원), 최대 50억 달러(약 6조9000억 원)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금은 AI 기술 개발과 인재 확보에 쓰일 전망이다. 앤트로픽의 매출의 약 80%는 기업 대상 구독 서비스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은 구글과 아마존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아부다비의 국부펀드 MGX를 비롯한 중동 주요 투자자들과 협의 중이다. MGX는 지난해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하기 전 이 회사의 주식 5억 달러(약 6900억 원)어치를 사들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협상이 실리콘밸리 중심의 자금 조달에서 중동 국부펀드로까지 투자 원천이 다변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내부 우려와 시장 경쟁 심화… AI 개발 비용·인재 확보 전쟁 가열
이와 관련해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에게 보낸 메모에서 "중동에서 받은 투자가 독재자를 부유하게 만들 수 있다"며 조심스러움을 나타냈다. 다만, 그는 "‘나쁜 이들이 우리 성공에서 이익을 얻으면 안 된다’는 원칙만으로 회사를 운영하긴 어렵다"고 말하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IT매체 와이어드(WIRED)가 보도했다.
AI 업계에서는 앤트로픽과 오픈AI 등 주요 기업들이 구글, 메타, 아마존 같은 빅테크 기업과 치열한 인재 유치 경쟁을 벌이는 한편, 거대한 컴퓨팅 자원 확보를 위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오픈AI는 올해 초 3000억 달러(약 414조9000억 원)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으며 일본 소프트뱅크, 사우디 아라비아, 아부다비 등의 투자자와 수백억 달러 규모 자금 조달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한편 시장 참여자들은 “AI 업계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거대한 자본이 몰리고 있지만, 투자 자금 출처와 정치적 배경에 대한 윤리적 검토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AI 관련 스타트업이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투자처와 기업 지배구조에 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