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가격 11만 달러 풋옵션 매수 거래 포착...거래 규모 6억 달러에 달해

블룸버그 통신은 가상자산 거래소 팔콘엑스(FalconX) 데이터를 인용해 한 투자자가 지난 22일 옵션거래소 데리빗(Deribit)에서 행사가격 11만 달러의 비트코인 풋옵션을 매수하면서 약 500만 달러의 프리미엄을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옵션은 다음 달 8일 만기로 거래 규모는 각각 비트코인 3000개와 2000개로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명목 거래 규모는 약 6억 달러(약 8300억 원)로 알려졌다.
풋옵션 매수는 미래 일정 시점에 기초 자산 가격의 하락을 예상할 때 이익을 얻기 위해 거래하는 기법이다.
그는 “거래가 복잡한 스프레드 구조 없이 진행됐다는 점에서 명확한 하락 전망이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이와 같은 구조화된 베팅이 단기적인 가격 변동에 대한 헤지 수단 또는 변동성 전략의 일환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또한 전통적인 옵션거래 시장에 비하면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이번 옵션 거래 규모와 구조를 감안할 때 암호화폐 파생상품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가 점차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유동성 네트워크 중 최대 규모인 패러다임(Paradigm)의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총괄인 니콜라스 콰드라보는 “이번 거래는 단순히 규모가 크다는 것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옵션 시장이 얼마나 깊어졌고 기관 투자 자금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성숙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데리빗에서 최근 옵션 미결제 약정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량의 대다수는 무기한 선물(perpetual futures)이 차지하는 등 이번 상승 장에서 암호화폐 거래량의 대부분은 선물 및 옵션 등 파생상품 시장에서 발생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거래에서 아시아 시장 초반 한때 11만4843달러까지 하락하면서 지난 11일 이후 2주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음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전반에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비트코인은 미국의 규제 환경에 대한 낙관론에 힘입어 지난주 사상 최고치인 12만3205달러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왔다.
BTC 마켓의 레이첼 루카스 암호화폐 분석가는 “광범위한 상승 추세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모멘텀이 식었고, 거래자들이 신중해졌다”고 말했다.
IG 호주의 토니 시카모어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이 현재 약 12만5000달러 수준에 위치한 월간 추세상 저항선 아래에 머무는 한, 추가적인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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