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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흑해 괴크테페-3 가스전 발견… 에너지 자립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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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흑해 괴크테페-3 가스전 발견… 에너지 자립 가속

2.6조 입방피트 규모, 3.5년치 국내 수요 충족
에르도안 "에너지 독립 달성까지 멈추지 않겠다"
튀르키예 알파슬란 바야르탁 에너지자원부 장관이 지난 5월 16일, 흑해 고크테페-3 유정에서 작업 중인 심해 시추선 압둘 하미트 한을 방문했다. 사진=DHA이미지 확대보기
튀르키예 알파슬란 바야르탁 에너지자원부 장관이 지난 5월 16일, 흑해 고크테페-3 유정에서 작업 중인 심해 시추선 압둘 하미트 한을 방문했다. 사진=DHA
튀르키예가 흑해에서 대규모 신규 가스전을 발견하며 에너지 자립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로이터통신, 트레이드윈즈 등 외신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각) 불가리아 해상 경계 인근에서 발견된 괴크테페-3 가스전의 추정 매장량이 750억 입방미터(약 2조 6000억 입방피트)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튀르키예 가정의 3.5년치 천연가스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양이다.

이번 가스전은 기존 사카리아 가스전 단지에서 남서쪽으로 약 80km, 해안에서 약 165km 떨어진 심해에 위치한다. 탐사에는 7세대 초대형 드릴십 '압둘하미트 한(Abdülhamid Han)'이 투입되었으며, 지난 3월 27일 시추 착수 후 약 50일 만에 발견에 성공했다. 가스전의 심도는 약 3500m, 경제적 가치는 약 300억 달러(약 41조 7900억원)로 추정된다. 괴크테페-3 가스전은 심해에 위치해 해상 부유식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를 통해 개발될 예정이다.

이번 발견은 2020년 사카리아 가스전(3200억 입방미터) 이후 최대 규모로, 튀르키예의 에너지 자립 목표 달성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튀르키예 정부는 사카리아 가스전을 포함한 흑해 가스전 개발에 박차를 가해 2026년까지 하루 2000만 입방미터, 2028년까지 4000만 입방미터의 천연가스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사카리아 가스전에서는 이미 하루 950만 입방미터의 가스를 생산 중이다. 자국 내 가스 생산 확대는 수입 의존도 감소, 에너지 공급 안정성 강화는 물론, 장기적으로 유럽으로의 가스 수출 가능성까지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튀르키예 에너지 전략 및 정책 연구 센터(TESPAM)의 오우잔 아키에네르 회장은 이번 발견의 경제적 가치가 약 300억 달러(약 41조 7900억원)에 이르며, 흑해 지역의 단계적 탐사를 통해 추가 매장량 확보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발견으로 흑해 전체 천연가스 매장량은 기존 7100억 입방미터에서 7850억 입방미터로 늘어날 것"이라며,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춰 경상수지 적자 개선에 기여하고, 국제 무대에서 튀르키예의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생산은 단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연간 최대 생산량이 60억 입방미터에 이를 경우 튀르키예 연간 소비량의 약 7~8%를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비판이나 장애물에 굴하지 않고 완전한 에너지 독립을 달성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며 에너지 안보 확보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튀르키예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이란 등 기존 가스 공급국과의 협상력을 높이고, 유럽 에너지 허브로서의 위상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자체 심해 탐사선단을 활용한 독자적인 탐사·개발 역량을 입증한 튀르키예는 최근 소말리아, 리비아 등 해외 해역 탐사도 병행하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아키에네르 회장은 튀르키예가 이미 발칸 국가 등으로 가스를 수출하고 있으며, 시리아로의 수출도 추진 중이라고 언급하며 천연가스 거래 중심지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흑해 괴크테페-3 가스전의 성공적인 발견은 튀르키예가 에너지 수입국에서 자립국, 나아가 수출국으로 변모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지면 튀르키예의 에너지 안보와 지정학적 영향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