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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에너지 흐름 보장" 공언했지만...호르무즈 봉쇄에 유가 12%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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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에너지 흐름 보장" 공언했지만...호르무즈 봉쇄에 유가 12% 폭등

美 해군 호위·보험 카드에도 유조선 통행 중단...브렌트유 82달러 돌파
이라크 유전 가동 중단·사우디 재고 포화...글로벌 공급망 '셧다운' 위기
이란 "호르무즈는 전시 상황" 보복 예고...아시아 경제권 '에너지 쇼크' 비상
"말뿐인 대책" 시장은 반신반의...IEA, 10억 배럴 비축유 방출 카드 만지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중동발 전운이 호르무즈 해협을 덮치며 세계 에너지 시장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미군의 호위 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민간 유조선들의 통행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국제 유가는 2020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3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이틀간 12% 급등하며 배럴당 82달러를 넘어섰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75달러선에서 거래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해상은 전시 상황"... 이라크 등 산유국 생산 중단 속출


세계 석유·가스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에너지 동맥' 호르무즈 해협이 마비되자 생산국들의 비명이 커지고 있다. OPEC 2위 산유국인 이라크는 루마일라 등 주요 유전 가동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수출길이 막히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저장 시설 역시 빠르게 차오르고 있어, 생산 동결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은 현재 전시 상황"이라며 "이곳을 통과하는 선박은 미사일과 드론 공격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이미 10척 이상의 유조선이 공격받았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트럼프 '해군 호위' 카드에도 시장은 "글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USIDFC)를 통한 선박 보험 제공과 해군 호위 지원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에너지가 자유롭게 흐르도록 보장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ING 그룹 등 분석가들은 "이란의 공격 능력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파견되는 호위함은 오히려 좋은 표적이 될 뿐"이라며 회의적인 보고서를 내놨다. CIBC 프라이빗 웰스 그룹의 레베카 바빈 수석 트레이더는 "현재는 말뿐인 대책"이라며 "실질적인 보험료와 군사적 보호 수준이 확인되기 전까지 화주들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아 경제권 비상... IEA 비상 비축유 방출 검토


호르무즈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경제권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브렌트유 근월물 스프레드는 배럴당 3.29달러까지 벌어지는 강세 패턴을 보이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예정에 없던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IEA는 회원국들이 보유한 10억 배럴 이상의 비상 비축유 공개 및 방출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반다 인사이트의 반다나 하리는 블룸버그 통신에 "해협의 교통량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확실한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 유가 광풍은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