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 리서치 센터 조사, 대부분 "재미 목적" 응답... 중요 결정 의존도는 6%

이번 조사는 지난해 가을 미국 성인 95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 대표 설문조사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27%는 "점성술(별과 행성의 위치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믿는다"고 응답했다. 이는 2017년 동일한 질문에 대한 응답률(29%)과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퓨 리서치 센터는 "1990년부터 2005년까지 갤럽 여론조사에서도 미국인의 23%에서 28% 사이가 점성술을 믿는다는 결과가 일관되게 나타났다"며 "점성술에 대한 최근 관심에도 점성술을 믿는 미국인의 수는 최근 몇 년 동안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사에서는 점성술을 상담하는 빈도도 살펴봤다. 미국인의 5%가 매주 점성술을 상담한다고 답했고, 14%는 매달 이런 관행 중 하나 이상에 참여한다고 응답했다. 미국인 10명 중 1명 미만이 매주 이런 관행에 참여한다고 답했다. 온라인과 대면에서 운세, 타로카드, 점쟁이와 상담할 수 있는 방법이 풍부하지만, 미국인의 6%만이 적어도 매주 이런 활동 중 하나 이상에 참여한다고 보고했다.
◇ 젊은 여성층 참여율 높아, 성소수자 성인은 일반인 대비 2배
조사 결과 연령과 성별에 따른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18세에서 49세 사이 여성 중 43%가 점성술을 믿는다고 답한 반면, 50세 이상 여성은 27%, 18세에서 49세 남성은 20%, 50세 이상 남성은 16%에 그쳤다.
성소수자 그룹의 참여율이 특히 높았다. 자신을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로 규정하는 미국인들은 특히 점성술이나 별자리, 타로카드를 참고할 가능성이 높았다. 성소수자 미국인의 약 절반(54%)이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점성술이나 별자리 운세를 상담한다고 답해 전체 성인(28%)의 약 두 배에 이르렀다. 성소수자 여성은 성소수자 남성보다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점성술을 상담(63% 대 40%)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타로카드 이용에서도 성소수자 성인의 33%가 해마다 최소 한 차례 참조한다고 답해 전체 성인(11%)보다 3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성소수자 성인의 15%는 적어도 한 달에 한두 번 타로카드를 참조한다고 말했다. 성소수자 미국인의 21%는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점성술이나 운세, 타로카드 또는 점쟁이에게서 배운 것에 최소한 조금이라도 의존한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18세에서 29세 사이 미국인 중 거의 4분의 1이 적어도 해마다 타로카드를 상담한다고 말한 반면, 50세에서 64세 사이 미국인은 6%, 65세 이상 미국인은 3%에 불과했다. 점쟁이에게 상담하는 것도 연령에 따른 차이가 뚜렷했다. 30세 미만 미국 성인의 14%가 점쟁이와 상담한다고 말한 반면, 65세 이상 성인은 2%가 점쟁이와 상담한다고 답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15%는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점쟁이와 상담한다고 말한 반면, 백인 미국인은 3%에 불과했다.
종교별로는 흑인 개신교인, 히스패닉 가톨릭 신자, 그리고 자신의 종교가 "특별히 아무것도 없다"고 답한 성인의 약 3분의 1 이상이 점성술을 믿는다고 답했다. 반면 무신론자, 불가지론자,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도, 유대계 미국인들은 일반 대중보다 점성술을 믿을 가능성이 낮았다. 종교가 있는 미국인과 종교가 없는 미국인은 점성술을 믿을 가능성(각각 27%와 28%)이 비슷했다.
◇ 대부분 "재미 목적", 중요 결정 의존도는 극히 낮아
이런 관행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인생 결정에 대한 통찰력이나 지침보다는 재미를 목적으로 한다고 답했다. 점성술, 타로카드 또는 점술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인생 결정에 대한 통찰력이나 지침이 아니라 재미로 한다고 말했다. 전체 미국 성인의 20%는 이런 활동 중 하나 이상에 참여한다고 답한 반면, 10%만이 "관행이 유용한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히스패닉 가톨릭 신자, 흑인 개신교인, 그리고 자신의 종교가 "특별히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성인들은 점쟁이, 타로카드 또는 점성술 상담이 도움이 되는 통찰력을 준다고 믿는다고 말할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히스패닉 가톨릭 신자의 16%와 흑인 개신교인의 14%는 이런 관행에 도움이 되는 통찰력을 위해 주로 참여한다고 말했다.
성소수자 성인들은 조사에서 분석한 모든 인구 통계 하위 그룹 중에서 도움이 되는 통찰력을 얻기 위해 점쟁이, 타로카드 또는 운세를 상담한다고 말할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29%가 이렇게 한다). 흑인 미국인과 18세에서 29세 사이 미국인의 거의 5명 중 1명도 도움이 되는 통찰력을 위해 이런 관행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한편 실제 인생의 중요한 결정에 이런 관행을 적용하는 비율은 극히 낮았다. 미국 성인의 1%만이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이런 관행에서 배운 것에 많이 의존한다고 답했고, 5%가 약간 의존한다고 응답해 총 6%에 그쳤다. 성소수자 성인 5명 중 1명(21%)은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점쟁이, 타로카드, 점성술 또는 운세에서 배운 것에 조금이라도 의존한다고 말했다. 히스패닉 가톨릭 신자(12%)는 다른 대부분의 종교 집단보다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이런 관행에서 얻은 통찰력에 적어도 조금이라도 의존한다고 말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젊은 미국인(13%), 저소득층(11%), 이념 면에서 진보 성향인 미국인(9%)은 다른 사람들보다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점쟁이, 타로카드, 점성술 또는 운세의 통찰력에 의존한다고 말할 가능성이 다소 더 높았다. 마찬가지로 아시아계(12%), 흑인(11%), 히스패닉계(9%) 미국인은 백인 미국인(4%)보다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이런 관행에서 얻은 통찰력에 의존할 가능성이 다소 더 높았다.
인기 점성술 앱 '코스타'의 최고경영자인 바누 굴러는 지난 22일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치 가장 친한 친구들과 소파에 앉아 판단 없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 데이터를 바탕으로 점성술 관련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전 세계 지출이 2021년 130억 달러(약 17조 8400억 원)에서 2031년 230억 달러(약 31조 5700억 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젊은 세대와 여성층을 중심으로 점성술과 뉴에이지 문화가 일상 속 오락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대부분이 가벼운 재미 목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