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57 탑재 ‘S-71K’ 핵심 부품 7개국産 혼용…수출 통제 ‘무용지물’
“K-방산도 남 일 아니다” 제3국 우회 유입 시 제재 리스크 직격탄
“K-방산도 남 일 아니다” 제3국 우회 유입 시 제재 리스크 직격탄
이미지 확대보기아르헨티나 안보 매체 조나 밀리타르(Zona Militar)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 정보국(UID)의 최신 분석 결과를 인용해 러시아 우주항공군의 신형 스텔스 미사일 ‘S-71K 코뵤르(Kovyor)’ 내부에서 7개국(미국·중국·스위스·일본·독일·대만·아일랜드) 제조 전자 부품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세탁’ 거친 범용 반도체, 러시아 스텔스기의 ‘뇌’가 되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분석한 S-71K 미사일은 러시아 통합항공공사(UAC)가 Su-57 내부 무장창 탑재를 위해 개발한 최신형 공격 자산이다. 최대 사거리 300km에 달하는 이 미사일은 레이더 반사 면적을 최소화한 다층 유리섬유 구조를 갖췄으나, 정작 그 ‘뇌’ 역할을 하는 유도 시스템은 서방의 범용 부품으로 채워졌다.
러시아는 군사 전용 부품 대신 가전이나 산업 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단순 센서와 반도체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제재를 회피했다. 이는 고성능 전용 칩에 의존하는 서방의 정밀 유도 무기 체계와는 대조적인 전략으로, 수출 규제가 느슨한 ‘민수용 부품’을 활용해 무기체계를 완성하는 러시아 특유의 ‘제재 우회 전술’이 드러난 대목이다.
더욱 심각한 점은 공급망의 허점이다. S-71K 생산에 관여하는 UAC 관련 기업 100여 곳 중 약 33%는 여전히 서방의 제재 명단에서 빠져 있다. 보조 동력 장치를 공급하는 ‘크라스니 옥탸브르’나 착륙 장치 부품사 ‘야시즈 아비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제재를 받지 않는 제3국 중개인을 통해 서방의 기술과 소재를 끊임없이 흡수하고 있다.
K-방산 향한 ‘부메랑’ 경고…“내 부품이 적대국 무기에?”
이번 사태는 역대 최대 수출 가도를 달리는 대한민국 방위산업에도 엄중한 과제를 던진다. 한국은 K-9 자주포, FA-50 등 완제품 수출에서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으나, 핵심 반도체와 소재 분야의 해외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경제안보 전문가들은 K-방산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핵심 부품의 국산화뿐 아니라 ‘우리 기술의 우회 유입 차단’이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했다고 진단한다. 만약 한국산 범용 반도체나 정밀 부품이 의도치 않게 제3국을 거쳐 러시아나 북한 등 분쟁 지역 무기체계에서 발견될 경우, 한국은 국제적 신뢰 하락은 물론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리스크에 직면해 수출은 물론 수입 길이 막히는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실제로 안보 전문가들은 단순한 품목별 수출 제한을 넘어 ‘최종 사용자 확인(End-User Verification)’ 시스템의 전면적 강화를 주문한다. 특히 반도체와 같은 범용 부품의 이동 경로를 끝까지 추적하는 ‘디지털 이력 관리’ 체계가 구축되지 않는다면, K-방산은 언제든 공급망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 및 기업이 주목해야 할 3가지 시그널
서방 부품이 박힌 러시아 미사일의 등장은 글로벌 방산 시장에 다음과 같은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첫째, ‘프렌드 쇼어링’ 강제화다. 미국과 유럽은 앞으로 무기체계뿐만 아니라 이중 용도 기술 전반에 대해 우방국 간의 폐쇄적 공급망(Friend-shoring) 참여를 강하게 요구할 것이다. 보안 검증이 안 된 공급사를 둔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당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공급망 실사 의무 강화다. 향후 반도체·전자장비 섹터 기업들은 자사 제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입증해야 하는 ‘공급망 실사’ 비용이 급증할 전망이다. 유통 경로가 불투명한 중소형 부품주는 제재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
셋째, 한국형 통제 시스템(K-ELVIS)의 부상이다. 정부 주도의 수출 통제 시스템 고도화가 예상됨에 따라, 공급망 추적 기술을 보유한 보안 및 물류 IT 기업들이 새로운 수혜 분야로 떠오를 수 있다.
러시아의 스텔스 미사일은 결국 서방의 기술로 서방의 안보를 위협하는 역설을 보여줬다. 이제 공급망 보안은 단순한 관리를 넘어, K-방산이 ‘신뢰받는 파트너’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