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국방장관 "중국, 반도체·첨단기술 노린 감시 더 집요해져"

네덜란드 군사정보보안국은 지난해 연례보고서에서 "중국 스파이들이 중국 군사력 강화를 목적으로 네덜란드의 반도체, 항공우주, 해양산업을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브레켈만스 장관은 "스파이 활동이 멈췄느냐"는 질문에 "계속되고 있다. 미국 정보기관의 최근 보고서에서도 가장 큰 사이버 위협이 중국에서 오고 있고, 관련 활동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일어난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반도체 장비를 만드는 ASML 같은 기업을 두고 있다. 지난해 네덜란드 군사정보보안국은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해커들이 네덜란드 군사 네트워크에 침입해 악성코드를 심은 사실을 밝혔다. 연구용 컴퓨터에서 원격 조종이 가능한 악성코드가 발견됐고, 네덜란드가 사이버 스파이의 배후를 중국으로 지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네덜란드의 반도체와 첨단기술 산업을 중국이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SML은 최근 중국과 대만 지사 직원들이 영업비밀을 빼돌린 혐의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냈다. 미국, 대만, 한국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중국의 산업 스파이 활동에 계속 노출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네덜란드 정부는 핵심 산업 보호를 위한 정책을 내놨다. 브레켈만스 장관은 "국가와 유럽연합이 중국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유럽연합은 리튬, 마그네슘 등 전략 원자재의 해외 의존도를 역내 소비량의 65% 미만으로 낮추는 '핵심원자재법'을 내놨다. 네덜란드도 ASML의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정부 허가 대상으로 바꾸는 등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연합의 대중국 견제가 본격화되면서 네덜란드의 산업 보호 정책도 더 강해지는 분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이에 대해 "국제 무역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유럽 각국은 첨단기술과 공급망 보호를 앞세우고 있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항공우주, 해양 등 첨단 산업을 중국이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계와 정부 모두 기술 유출을 막고 사이버 보안을 더 강화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