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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얀마 군부, 태국계 기업과 M-10 가스전 계약…쿠데타 후 첫 해외 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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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얀마 군부, 태국계 기업과 M-10 가스전 계약…쿠데타 후 첫 해외 투자 유치

모따마만 M-10 광구 개발 본격화…2028년 첫 가스 생산 목표
국제사회 제재에도 외화 확보 안간힘…인권단체 "군부 자금원" 비판
미얀마 연안 예타군 가스전의 해상 생산 플랫폼. 미얀마 군사정부가 2021년 2월 쿠데타 이후 첫 해외 생산물 분배 계약(PSC)을 체결하면서, 군부 통치하 에너지 산업의 향방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SMOE이미지 확대보기
미얀마 연안 예타군 가스전의 해상 생산 플랫폼. 미얀마 군사정부가 2021년 2월 쿠데타 이후 첫 해외 생산물 분배 계약(PSC)을 체결하면서, 군부 통치하 에너지 산업의 향방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SMOE
미얀마 군사정부가 2021년 2월 쿠데타로 집권한 뒤 처음으로 해외 생산물 분배 계약(PSC)을 맺었다. 이 계약이 군부 통치 아래 미얀마 에너지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미얀마 국영 석유가스공사(MOGE)는 태국계 기업인 걸프 페트롤리움 미얀마(GPM)와 지난 5월 29일 모따마만 M-10 광구(민 예 투 프로젝트)의 생산물 분배 계약을 맺었다고 업스트림 온라인이 지난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계약으로 걸프 페트롤리움 미얀마는 M-10 해상 광구의 석유·가스 탐사 및 생산 권리를 확보했다. 3년 안에 첫 탄화수소 생산을 시작, 2028년 본격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M-10 광구는 걸프 페트롤리움 미얀마가 운영하는 예타군 가스전 바로 북쪽에 있다. 이 광구는 과거 1995년 미국의 대형 석유회사인 텍사코에 할당되었고, 텍사코는 6년 뒤 같은 분야 기업인 셰브론에 인수되었다.

◇ 군부, M-10 계약으로 '에너지 자립' 기대

미얀마 에너지부의 코 코 르윈 연방 장관은 "에너지부는 나라의 에너지 수요를 채우고 국고 수입을 늘리기 위해 석유와 가스 탐사, 시추, 생산, 활용에 힘쓰고 있다. 우리는 생산량 증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세계 대부분의 나라는 여전히 깨끗한 에너지원인 천연가스에 의존하며 천연가스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코 코 르윈 장관은 미얀마가 기존 대규모 해상 자산의 자연스러운 생산량 감소에 대처해 체계적으로 개발해야 할 충분한 가스 자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잠재력이 높은 광구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탐사, 시추, 생산할 계획이며 모따마 해상 M-10 광구 계약을 성공적으로 맺은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그는 태국 일간지 '더 네이션'과 한 인터뷰에서는 "이 계약은 석유와 천연가스 탐사, 시추, 생산에 대한 투자 증가, 외화 수입 증가, 현지 일자리 마련, 한 곳에서 국내 석유와 천연가스 수요를 채우는 것과 같은 이점을 줄 것"이라며 2028년까지 첫 가스 생산 목표를 이루도록 독려하고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 서방 기업 빈자리, 동남아 기업 속속 진출

2021년 2월 1일 군부가 다시 권력을 잡은 뒤, 셰브론, 토탈에너지, 우드사이드 에너지 같은 주요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들은 인권 문제와 정치적 불안정 때문에 미얀마에서 철수했다. 이 공백을 태국계를 비롯한 역내 다른 기업들이 메우면서 미얀마 에너지 산업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 국제사회 "군부 자금줄" 비판…제재 속 외화 확보 총력

미얀마 군부의 가장 큰 외화 수입원인 국영 MOGE는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제재 대상인데도, 군부는 이번 계약으로 추가 외화를 확보하고 국내 에너지 공급을 안정시키려는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국제 인권단체와 일부 언론은 이번 계약이 군부 재정을 뒷받침하고 무력 탄압을 강화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주요 서방 에너지 기업들이 철수한 가운데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 기업들이 미얀마 에너지 산업 참여를 늘리면서, 군부의 재정 기반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걸프 페트롤리움 미얀마(GPM)는 태국 노던 걸프 페트롤리움(Northern Gulf Petroleum)의 자회사이고, 미얀마의 스마트 그룹(SMART Group)과 합작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 그룹은 과거 군부 시절 설립된 기업으로, 현지 영자 신문 '디 이라와디'는 GPM 경영진에 스마트 그룹의 캬우 캬우(KK) 흘라잉 회장이 포함된 것으로 보도했다.

현재 미얀마 연안에서는 PTTEP가 운영하는 야다나(Yadana)와 저우티카(Zawtika) 가스전, 포스코가 운영하는 슈웨(Shwe) 가스전 개발 사업, 그리고 페트로나스가 철수한 뒤 걸프 페트롤리움 미얀마가 운영하는 예타군(Yetagun) 가스전 등 기존 4대 해양 가스전이 가동 중이다. 이번 M-10(민 예 투 프로젝트) 사업이 더해지면 미얀마의 해양 가스전 사업은 총 일곱 곳으로 늘어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